소말리아 ― 진정한 ‘해적’은 워싱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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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한국 청해부대가 군사적 공격을 가해 소말리아 ‘해적’ 8명을 사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적에게 억류된 한국인 선원들을 구출한다는 게 공격의 명분이었다. 현재 한국 정부와 보수 언론들은 “‘아덴만 여명’ 작전이 성공했다”며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날 소말리아에서 벌어지는 상황의 진실을 알아야 한다. 이 지역에서 패권 유지와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해 침략과 점령, 대량 민간인 학살을 자행해 온 미국 제국주의에 소말리아 상황의 책임이 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 민중들은 끔찍한 기아와 빈곤에 시달려 왔고, 절망적 상황에서 일부 소말리아인들이 ‘납치’와 ‘약탈’을 생계 유지 수단으로 삼게 된 것이다.
파병을 통해 제국주의 침략과 학살을 지원해 온 한국 정부도 이런 상황에 책임이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이제 ‘해적 소탕’이라는 빌미로 소말리아에서 군사적 개입을 확대하려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번 무모한 군사 공격이 이뤄진 것이다.
〈레프트21〉은 독자들에게 이런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예전에 실렸던 관련 기사들을 재게재한다.
미군 해군이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또 한 번 힘자랑을 했다. 이번에는 특전사가 동원돼 미국 상선의 함장을 인질로 잡고 있던 소말리아 해적 3명을 살해했다.
소말리아 부족장들은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미국 상선을 납치한 해적들과 협상중이었다.
지금 소말리아 앞바다에는 이 해적들과 싸우겠다고 파견된 값비싼 군함들이 득실대고 있다. 그러나 해적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1990년대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자 많은 나라가 소말리아 앞바다에 독성 폐기물을 버렸다. 2004년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이 폐기물들이 소말리아 해변으로 쓸려 갔다.
그 결과 소말리아인 수천 명이 중독됐다. 그러나 군함을 파병한 이른바 ‘국제사회’는 정화비용을 대주기로 약속해 놓고는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소말리아 어부들은 비공식적 해안경비대를 꾸려 불법적 폐기물 투기를 막으려 했다. 나중에 그들은 폐기물을 버렸다고 의심되는 선박들을 억류했고, 불법으로 조업하는 트롤 어선들을 내쫓았다.
지금 소말리아를 통치하는 친서방 정부의 정치인들이 이것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제사회’의 대응은? 힘자랑하려고 더 많은 군함을 보내고, 이제는 소말리아 영토에서 ‘작전’(실제로는 침략)을 벌일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