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광진구 서울시의원 재선거에서 유민희 후보가 득표율 13.5퍼센트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광진구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명박과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다양한 운동이 벌어졌고 시민단체들과 진보정당들이 공동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서울시의회 의장이 되려고 뇌물을 뿌린 전 서울시의회 의장 김귀환을 끌어내린 주민소환운동을 함께한 단체들 사이에 4.29재선거에서 촛불후보를 내서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대안을 건설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래서 주민소환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후보로 유민희 씨가 결정됐다.
처음에는 일부 단체들이 민주당과 민주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진보신당도 민주노동당 후보 지지에 난색을 표하면서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나 서울 전역에서 ‘촛불시민’들이 모여든 선거운동은 행진을 방불케 했다. 민주노동당, 다함께, 서울지역 촛불단체들이 선거운동에 함께해서 출퇴근유세와 주말집중유세에 참여했다. 주말 유세에는 1백여 명이 참가했는데 이들은 거리와 골목을 누비며 이명박과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혼내주러 유민희가 왔다’는 슬로건은 촛불의 정서를 대변했고, 젊은 사람들뿐 아니라 유례없는 경제난 속에서 한숨 쉬는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경쟁교육 일제고사반대, 부자 감세가 아니라 서민에게 복지를, 환경파괴 대운하가 아니라 학교 신설 등 공공 건설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박연차 리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한나라당뿐 아니라 부패한 민주당도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선명하게 주장했다. 이명박의 뉴타운, 경쟁교육이 사실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러 주장이 좋은 반응을 얻어 유민희 후보는 수도권에서 출마한 진보 진영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조직투표로 진보정당이 열세를 보이던 지역에서 얻은 선거결과에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은 환호를 질렀다. 비록 당선하지는 못했지만 투표율이 무척 낮았는데도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보수정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이 존재함을 보여 주는 결과였다.
물론 진보 진영이 더 광범한 단결을 했더라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그럼에도 보수정당에 맞선 촛불후보의 선거 도전은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