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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이후:
저항의 자신감을 키운 진보 진영의 선거 승리

진보 진영이 단결해서 이명박에 맞서며 민주당과 독립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울산 재선거 ⓒ사진 제공 울산노동뉴스

이명박 정부는 집권당 참패·진보정당 약진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4·29 재보선 바로 다음날, 전직 대통령 노무현을 소환해 한나라당 참패를 덮고 민주당 지지자들(지난해 촛불시위 참가자의 일부를 이뤘을)의 사기를 꺾으려 했다.

다른 한편, 4·29 재보선 결과에 사기가 오른 진보 진영을 탄압하느라 혈안이 됐다. 세계노동절·촛불1년 행사를 모두 원천봉쇄했고, 나흘동안 시위참가자들을 무려 2백21명이나 검거했다.

그러나 이런 꼼수와 탄압으로 위기를 덮을 수는 없다. 재보선 다음날인 4월 30일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5퍼센트로 떨어졌다. 그나마 있던 ‘고정지지층 30퍼센트’ 기반도 줄어든 것이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71퍼센트)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크게 뛰어 올랐다. 정부는 5월 1∼2일 무지막지한 탄압을 했지만 시위대의 행진을 완전히 봉쇄할 수도 없었다.

청와대는 “지역선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지만, 한나라당도 선거 패배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조차 “암을 발견하고도, 수술중 사망할까봐 놀라서 덮는 비극적 상황”(남경필)이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이명박의 경쟁자인 박근혜의 입김도 더 커졌다.

촛불시위, 용산참사 항의투쟁, MB악법 통과 저지 투쟁, 신영철 법관 파문에 이어 재보선 참패까지, 결국 이명박은 불도저의 시동을 걸려고 할 때마다 키도 제대로 꽂지 못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이명박은 탄압을 극도로 밀어붙여 정국을 돌파하려 할 것이다.

노동자와 잠재적 촛불 지지자들이 이런 광기어린 탄압과 경제 위기로 인한 불안정한 삶 때문에 사기저하와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조직된 좌파가 주도력을 발휘해 탄압 국면을 뚫고 나가야 한다.

경찰청장 내정자 김석기 사퇴, 김상곤 교육감 당선, 4·29 재보선에서 진보정당들의 승리는 좌파의 조직된 대응이 낳은 쾌거다. 앞으로도 노동자 대중의 자신감을 고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진보 진영은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