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파동’으로 발전한 신영철 촛불 재판 외압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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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사법파동”이 거론될 정도로 대법원의 신영철 재판 외압 사건 처리 결과에 대한 사법부 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은 6월 국회를 앞두고 자기가 만든 돌부리에 걸려 또 낭패를 겪고 있다.
이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인 사법부 내에서조차 이런 분열이 생겨난 것은 경제 위기와 아래로부터의 압력 속에 지배계급이 심각하게 분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파동은 촛불항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둘러싸고 시작됐던 것이다.
이 파동 속에 사법부의 추악하고 불공정한 본질도 드러나고 있다. 대법관 박시환은 “재판 개입은 유신과 5공 때부터 계속돼 왔던 것”이라며 사법부와 집권 세력의 오랜 유착 관계를 폭로했다. 그는 다른 11명의 대법관들이 사법적 기준이 아니라 “동료 문제라서” 신영철을 감싸고 돌았다고 폭로했다.
신영철이 친박연대 국회의원 3명의 재판을 맡고 있던 상황에서, 법원행정처장 김용담이 친박연대에게 신영철 관련 논평 자제를 요구한 것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서청원은 “사법부에 속았다”고 땅을 쳤다. 그동안 이런 은밀한 거래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 만하다.
이처럼 추악한 실체가 드러나면서 ‘법 질서’에 대한 대중적 불신이 증폭되자 우익들은 노심초사하면서 사태 봉합을 주문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대법원장이 나서” 판사들을 억누르라고 다그쳤다.
〈조선일보〉는 “젊은 판사들에게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을 가르[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권·자본과 유착하면서 노동자·민중으로부터는 ‘독립’하라는 말이다.
고등법원 판사들까지 사퇴를 요구하는 데도 이런 우파들의 지원에 힘입어 신영철은 “낙인을 일생 짊어지고” 가겠다며 버티고 있다.
개혁적 판사들의 반발에 압력 받아 반기를 들었던 박시환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꼬리를 내렸다.
지금 우익들은 박종태 열사의 죽음에 항의하며 시위를 한 화물연대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체포하고 구속하는 저들만의 ‘법 질서’에 균열이 생길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 질서’에 대한 대중적 불신과 냉소는 계속 커져 왔고 이번 파동을 거치며 더 커질 것이다. 3보1배를 하며 신영철 사퇴를 요구한 법원노조 양윤석 서울중앙지부장은 “신영철을 임명한 사람도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런 요구에 대한 지지와 행동은 더 커져야 한다. 신영철이 사퇴한다면 저들의 분열은 더욱 심화할 것이고 우리 편의 자신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