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이 제3세계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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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올라 하루 종일 카카오를 따는 일을 6살부터 하는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은 정작 너무 가난해 초콜릿을 먹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만성적인 빈곤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며 제대로 된 교육과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자유무역, 특히
실제 자유무역은 생산자들에게 절대 불리한 유통 구조를 강요한다. 현지에서 70달러에 거래되는 50킬로그램짜리 커피 한 자루가 영국 런던에서는 1백80곱절인 1만 3천 달러에 거래된다. 땡볕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가난한 농민들은 전체 몫에서 고작 0.5퍼센트 남짓 가져가고 나머지 전부를 다국적 기업들과 중간 상인들이 갈취해 폭리를 취한다.
공정무역은 시장 가격 변동에 상관없이 생산 농민들에게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보통 소매가격의 2퍼센트 정도를

공정무역으로 거래되는 상품은 커피, 초콜릿, 바나나, 녹차, 축구공, 면직물 등 2천여 품목에 달한다. 제품 수는 21세기 들어 첫 5년 동안 15곱절이 넘게 증가했고, 교역량도 매년 20퍼센트씩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공정무역 커피의 매출이 연 2백~3백 퍼센트씩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그러나 소비자들의
우선, 공정무역으로 가난한 농민들의 생활 수준을 충분히 개선할 수가 없다.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한 국제커피협정이 다국적기업과 국제통화기금
1977년 커피 가격은 파운드당 2백18센트였지만, 2002년에는 43센트로 그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2천5백만 명에 이르는 세계 커피 농민 중 3분의 2가 절대적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코코아도 비슷하다. 1977년 파운드당 4백89센트이던 가격이 2000년대 초 51센트로 급락했다. 제3세계 농민들의 빈곤과 굶주림을 담보로 네슬레, 크래프트, 스타벅스 등 다국적기업들이 막대한 폭리를 취한 것이다.
공정무역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비싼 파운드당 1백26센트를 농민에게 준다. 그러나 이 가격으로 농민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삶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이는 30년 전 가격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실제로 공정무역의 혜택을 보는 농민들도 충분치 못한 소득 때문에 도시에서 임시직으로 소득을 보충한다.
공정무역 가격은 일반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살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비쌀 수는 없다. 공정무역은 일부
편승
최근 다국적 기업들도 공정무역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에 편승하고 있다. 자신들이 제3세계 농민들을 수탈한다는 이미지를 지우려고 공정무역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슬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 회사로 8천5백여 가지 제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공정무역에 대한 호들갑스런 홍보의 이면을 보면 공정무역 제품이 고작 한 품목이다. 다국적기업 크래프트도
이들은 일종의
가격이 비싼 공정무역 상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월 소득 4백만 원 이상의 사람들 중 77.9퍼센트가
더구나 네슬레와 크래프트라는 두 다국적기업이 전체 커피의 78퍼센트를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이윤에 정면으로 도전하지 않는다면 제3세계 농민의 삶이 개선될 수 없다.
이처럼 공정무역은 그 선한 의도와는 별개로
체재 내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면 공정무역을 강조하는 자선단체 옥스팜처럼
따라서 선한 개개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