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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향린교회 용산참사 현장 예배를 다녀오고

5월 10일 명동향린교회(이하 향린교회)와 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등 향린공동체에서 신자 1백여 명이 용산참사 현장에서 열사들을 추모하고, 이명박 정권을 규탄하는 예배를 했다.

이날 들꽃향린교회의 김경호 목사는 ‘십자가를 거룩하게 하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백기완씨가 ‘용산참사’가 아닌 ‘용산학살’이라고 표현한 것을 지지한다”는 말로 하늘뜻펴기(설교)를 시작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말 바꾸기를 잘한다”며 ‘한반도 대운하’를 ‘4대강 살리기’, ‘공기업 민영화’를 ‘공기업 선진화’ 등으로 바꿔서 정책을 강행하는 것과 “전투경찰의 폭력이 과연 정의로운가?”하며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반서민적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서 용산 재개발을 통해 “5조 원의 이득을 얻는 삼성이 그 이익의 0.5퍼센트만 베풀어도 재개발은 주민들에게 축복”일 텐데 그러지 않고 “항의하는 철거민들을 불살라 죽였다”고 규탄했다. “세입자들이 주장한 대로 영구임대아파트를 건설해야 하고”, “1만 쪽의 조사자료 중 3천 쪽”을 공개하지 않는 재판은 무의미하다며 ‘재판거부운동’을 벌어야 한다면서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격려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일삼는 건설자본을 규탄했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장로로서 하나님 원칙의 1퍼센트라도 알았으면 좋겠다”며 기독교인들 중에도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존재함을 보여 줬다.

이어서 “잘사는 나라만을 위한 개발에 맞서다 희생되신 분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드렸다.

이후 3개 향린공동체의 단합을 위한 놀이를 하기로 한 한강시민공원을 향해 연합풍물패와 ‘청년예수’라는 향린교회 깃발을 앞세우고 무분별한 개발을 규탄하는 팻말 시위와 “책임자를 처벌하라”, “무분별한 개발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했다. 경찰들이 ‘행진’하는 것을 제지하려고 했지만, “인도로 행진”하겠다고 설득해서인지 아무런 충돌은 없었다.

주변 시민들 일부가 구호를 따라 외치는 것을 보면서 용산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 교회행사를 다 끝낸 후 뒷풀이에서 만난 한 “안티 MB카페”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활동가는 “대학교에서조차 운동을 안 했던 자신이 ‘2008년 촛불시위’를 통해서 민중가요도 알게 되고, 유치장에 9번이나 들어가면서 이렇게 변했다”며 “앞으로 자주 만나자”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나는 (무신론에 가까운) 기독교 신자로서, 활동가로서 촛불집회와 용산참사에 대해 항의하는 교회가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촛불운동을 통해서 교회에 들어온 여러 진지한 개인들과 잘 어울리면서 ‘안티 MB 활동가’가 말한 대로 좀비 정권에 맞서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