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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 열사 투쟁 중인 대한통운 조합원 인터뷰:
“우린 무시받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사람!”

화물연대 노만근 조합원은 5월 25일부터 동료들과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故)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대한통운 광주지사의 택배 노동자들이다. 운송료 30원 삭감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78명이 문자 해고를 당한 이들은 지난 3월부터 복직 투쟁을 해 왔다. 노만근 조합원은 탐욕스런 기업주와 노동자성을 인정 않는 악법, 그리고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을, 그리고 고(故) 박종태 열사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이 한데 뭉쳐서 이명박 정부와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16일 대전 노동자대회에서 조합원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한 이후 악랄한 탄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후 대한통운의 태도에 변화가 있습니까?

회사에서 “원직복직할 사람은 들어와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하지만, 조합원 전부 경찰 소환장이나 손배 같은 민형사상 위협을 받고 있고 노조도 인정 않고 있는데 사측의 진실성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우리는 운수노조를 통해 “개별 교섭은 없다, 열사 명예를 회복하고, 화물연대를 인정하고 교섭에 나서라, 그 전에 복귀는 없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대한통운은 정말 악질 기업입니다. 노무현을 죽인 이명박도 영결식에 와서 헌화는 하잖아요. 자기들 때문에 박종태 열사가 죽었는데 헌화라도 하거나 화환이라도 보내야지 않나요.

금호그룹 본사로 항의하러 올라오니까 우리 31명을 일일이 ‘본사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더군요. 1인 시위도 하지 말라는 거죠.

30원 해봐야 한 달에 일인당 십몇만 원입니다. 결국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보는 거죠. 우린 사람 대접 받고 싶은 겁니다. 우린 무시 받을 그런 존재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람!

특수고용직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회사의 그런 태도를 더 부추기는 걸로 보입니다.

제가 2월 기준으로 3백만 원을 회사에서 받습니다. 겉보기엔 좋죠. 그런데, 부가세 10퍼센트 내야지, 기름값도 내야지, 영업용 핸드폰비 내야지, 달마다 정비나 수리비로 나가지, 보험료 나가지, 영업용 차량 넘버도 내 돈으로 사야지, 배달 전용 PDA도 사야지 …

회사 소속 노동자로 인정받으면 이런 게 거의 다 회사 부담이죠. 그래서 저만 해도 작년에 9백만 원 빚 얻어 차를 사고 시작했는데, 근근이 생활만 하지 빚은 전혀 못 갚고 있어요. 이자는 쌓이는데. 우리끼리 “우린 아플 자격도 없다”는 말 많이 합니다.

우린 아침 6시에 출근해 보통 열 서너 시간 일하고, 빨리 들어가야 다섯 시간도 못자요. 쉬는 날도 일요일뿐이죠. 배달 건 별로 돈을 받으니까 일분일초도 아껴야 해서 친구랑도 대화 못 해요. 고객이 수고한다고 커피 한 잔 내줘도 피하죠. 택배 일 좀 하다 보면 인맥이 다 끊길 정도입니다.

현재 상경 투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큰 정치적 쟁점도 터지고 화물연대 지도부 수배로 충분한 지원도 받기 힘들 텐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우리 투쟁이 묻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문객들과 오늘 노제와 촛불집회에 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렸고, 호응도 좋아요. 이명박 정부가 다 죽인 사람들 아닌가요.

우리는 대한통운에 교섭 의사가 없다고 보고, 끝까지 싸운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3월부터 투쟁을 시작했는데 5월까진 2∼3월 수당으로 버텼어요. 그러나 6월부터는 생활비도 없는데 현재 장례비만 2억이 쌓여 있죠.

거기다 대전 집회에서 우리 분회도 1명 구속됐어요. 상경 후엔 면회도 못하고 있구요. 다치기도 많이 다쳐서 이 깨지고, 피나고, 머리에 이따만 한 혹이 난 친구도 있어요. 구속된 친구도 많이 맞았더라구요. 사측은 우리가 돈이 없으면 기어 들어오거나 포기할 거라고 볼 겁니다.

대한통운이 그렇게 나오는 데에는 이명박 정부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화물연대도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사실 이명박 정부가 핵심이죠. 정부가 뒤에서 대한통운을 비호하고 있어요. 화물연대도 인정 안 하고, 우릴 사지로 내몰고 있어요. 한 회사만의 문제였다면 대충 정리됐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이 투쟁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싸움까지 가야합니다. 즈그 세상 만들려고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있잖아요.

쌍용차 몇천 명 해고하고, 철도 5천여 명 해고한다고 합니다. 이래 놓고 고용 늘리겠다는 건 개뿔 같은 소리죠. 재벌만 비호하고, 없는 사람은 밀어붙여서 죽이고 있어요.

오늘 모인 사람들 분위기만 봐도 뇌관이 폭발 직전이에요. 정부가 정책을 안 바꾸면 연쇄 폭발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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