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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지원 군대에 들어갈 수 없다”

[편집자] 양심적 병역거부로 2월 27일부터 구속ㆍ수감된 김영익 씨가 재판에서 자신의 신념을 밝히는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판사가 중간중간에 끼어들어 “전쟁에서 적을 안 죽이면 어쩌냐?”, “그런 사회는 유토피아 아니냐?”며 방해했지만 굽히지 않고 진술을 계속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한국 사회에 살면서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습니다. 나도 이 말을 믿었고 제 아버님도 해병대 출신에 전우회 회장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 한 시사 주간지에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소식을 접하면서 제 이런 믿음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한국 군대가 또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군대가 우리 모두를 위한 조직이 맞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03년 한국군이 이라크에 파병될 때, 무고한 어린이와 민간인이 미군의 폭격에 의해 희생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팔루자 학살을 자행한 쿠르드 민병대를 한국군이 훈련시켰다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이 더욱 커졌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변화를 추구하면서 이 한 몸 던지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자기 자신을 살피지 말고 억압받고 소외받는 사람 편에 서라는 의미로 ‘영익’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정부가 바뀌면서 대체복무제 도입이 요원해졌습니다. 올해에도 1천 명이 감옥행을 택했습니다. 대체복무제가 도입됐다면 1천 명의 젊은이들이 감옥에 가진 않았을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이건 낭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