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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파산과 미국 자본주의의 위기: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 또 하나 파산하다

이 기사는 미국의 좌파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에 실린 글을 김용욱 기자가 번역한 것이다.

GM의 파산과 국유화는 미국 자본주의가 노동자들의 생활수준 향상, 즉 ‘아메리칸 드림’을 약속한다고 말할 수 있던 시대가 끝났음을, 오히려 미국 자본주의에서는 노동자들의 미래가 어둡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GM은 한때 자동차 산업의 최강자였고 미국 자본주의의 전 세계적 지배와 동의어였다. 이제 GM은 미국 자본주의 몰락의 상징이다.

AIG에서 GM까지, 미국 자본가들의 단기 이윤에 대한 집착과 자유 시장에 대한 종교에 가까운 신념이 이런 파국적 상황의 주원인이다. 자동차 산업이 붕괴하기 전부터 시작된 경기 후퇴로 이미 미국 노동자 수백만 명의 삶은 산산조각났다.

노동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정체하거나 하락한 임금을 부채를 늘려 메워왔다. 금융 위기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가계 자산 수백억 달러가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이제 그것도 불가능해졌다. 실업률은 오르고 임금은 깎이고 교육과 보건에 대한 공공 지출은 삭감됐다. 크라이슬러와 GM의 파산은 이 경향을 더 부추길 것이다.

그러나 이 중 어떤 것도 우익 의원들과 보수적 논평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이들에게는, 연방 정부가 GM의 지분 60퍼센트를 인수한 것이 오바마의 ‘사회주의’를 더 분명히 입증하는 증거일 뿐이다.

자동차 모터쇼 밖에서 임금 삭감에 항의하는 미국자동차노조 조합원. “ ‘부가 저절로 흘러넘쳐 노동자들에게 간다’는 말은 부자들이 노동자들에게 오줌 싸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리차드 셀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미국 정부]가 한 일은 … 사회주의, 즉 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 개입이다. … 나는 저들이 충분히 비용을 줄이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더 많이 양보하지 않았다.”

물론 셀비는 알라바마 주정부가 BMW, 혼다, 도요타 등 자동차 기업들이 자신의 지역구인 알라바마에 공장을 짓게 하려고 5억 3천만 달러의 감세 혜택을 베푸는 방식으로 정부 돈을 사용했을 때 적극 환영했다. 그 기업들에는 당연히 노조도 없다.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의 논조도 비슷하다.

“정부와 GM의 합의는 몇몇 작업 규칙과 업무 내용을 단순화하면서도 고용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 연금, 건강보험 급여 등은 전혀 줄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불평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으로 GM이 UAW에 빚졌던 2백억 달러를 탕감해준 것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UAW 건강보험기금은 GM 주식의 17.5퍼센트를 소유하게 될 텐데, 이 주식의 가치가 퇴직자 건강보험을 지불할 만큼 높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피아트가 인수한 크라이슬러의 경우, UAW 건강보험기금이 크라이슬러 주식 55퍼센트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퇴직자의 건강보험 급여를 낮추라는 압력은 더 커질 것이다. UAW는 크라이슬러와 GM에게 2015년까지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단체협상은 중재로 대체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익 떠버리들의 불평과 달리 자동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그들의 공동체가 고통을 강요받는다. GM 공장 14개가 문을 닫으면서, GM의 UAW 조합원은 6만 4천 명에서 4만 명으로 줄 것이다. 1970년대 말 GM의 UAW 조합원은 무려 45만 명이었다.

좀더 나은 급여를 받는 자동차 노동자들이 은퇴하면서, 그 자리는 현재 시간당 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인 28달러의 절반밖에 안 되는 신참들로 채워질 것이다. 이것은 몇 년 전 UAW가 단체협상에서 타협한 결과다.

한때는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앞장섰던 UAW가 이제 ‘주식회사 미국’과 손잡고 바닥을 향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레이버 노트〉의 제인 슬로터의 말처럼, “지금부터 자동차 회사의 일자리는 또 하나의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 일자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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