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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월스트리트식 GM 파산 해법

미국 자동차 산업 위기는 오바마 정부가 공언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녹색 산업 개발 등 미국 경제에 새로운 방향을 부여하는 기회로 활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 노동부장관 로버트 라이시가 라디오 프로그램 ‘마켓 플레이스’에서 옳게 지적했듯이, 오바마 정부가 일자리를 지키려고 5백억 달러를 투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바마 정부는 GM에서 2만 1천 개의 일자리를 없앨 계획이다. 라이시는 정부의 개입 논리가 주로 GM 파산에 따른 경제 충격을 줄이는 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중서부의 산업 쇠퇴를 막는 것이 목표라면, GM에 5백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차라리 그 돈을 GM과 다른 사양 산업들을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들, 예컨대, 경전차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물건들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고, 해고된 자동차 노동자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는 데 쓰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자동차 제조업체를 하루아침에 군수품 제조업체로 바꿨던 역사적 사례를 근거로 GM공장을 사회적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곳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이제 GM을 통제하게 된 오바마 대통령은 GM의 공장들을 당장 필요한 물건들을 생산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 추가 자금 3백억 달러를 자동차를 계속 생산하라고 주지 말라. 오히려, 그 돈을 현 GM 노동자와 이미 해고된 사람들의 일자리를 보존하고, 그들이 21세기형 교통 체제를 건설하는 것을 돕는 데 사용하라. 정부는 노동자들이 당장 작업 전환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GM 파산을 UAW를 공격할 기회로 활용하고, 부채를 탕감하고 불필요한 자산을 제거한 돈 잘 버는 ‘뉴GM’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좌파 언론인 로버트 와이스먼은 이렇게 말한다. “오바마 정부의 GM/자동차 태스크 포스가 GM 파산과 구조조정 계획을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자동차 산업을 잘 모르는 월스트리트 출신으로 구성된, 아무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는 비밀스런 집단이다. 그들은 GM을 하나의 기업체로 영속시키려 한다.”

GM과 크라이슬러 파산 과정은 오바마의 월스트리트 친화적 경제 정책을 따르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정부가 파산한 기업들을 구제하거나 되살리고나서, 그 자신은 민간 경영자들 뒤에 숨어 온갖 정치적 문제 ― 주택 몰수 문제, 은행 경영자들의 황당한 보수 문제, 자동자 생산 공장 폐쇄 문제 등 ― 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위장된 국가자본주의 정책을 펴 왔다.

GM 파산은 미국 자본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다. 강력하고 전투적인 노동운동은 이 기회를 이용해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를 지키고,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적 정책을 요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은행가들과 오바마 정부에 있는 그들의 하수인들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노동자들과 다른 노동자들이 투쟁을 조직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노동자들이 경제 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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