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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쌍용차 파업 20일차 현장 소식:
6ㆍ10 범국민대회에서 폭발적 지지를 받은 쌍용차 노동자들

ⓒ사진 임수현

쌍용차 노동자들은 6·10 범국민대회 참가를 위해 전날부터 계획을 짜고 역할을 분담하는 등 꼼꼼하게 준비를 했다.

대회 당일, 쌍용차노조는 매우 성공적으로 점거 파업에 대한 지지를 끌어냈다. 서울로 상경한 3백여 명의 쌍용차 노동자들은 집회가 시작되기 1시간 반 전부터 대열을 짓고 서울시청 광장 곳곳에서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공적자금 투입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어떤 노동자들은 조그만 턱이라도 있으면 그 위에 올라가서 몇 시간 동안이나 커다란 팻말을 높이 치켜들고 내려놓지를 않았다. 또 어떤 노동자들은 목이 쉬는데도 지칠 줄 모르고 확성기에 대고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일부는 지나가는 시민들을 붙잡고 선전물을 손에 쥐어 주면서 적극적으로 서명 참가를 권했다. 정말이지 지칠 줄 모르고 쉬지도 않고 열정적으로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가족대책위도 함께 참가해 연단에서 “반드시 승리로 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호소는 수만 명의 시민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노동자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광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쌍용차 대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고 함께 구호를 외쳤다. 여기저기서 “화이팅!”, “잘한다”, “힘내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날 단 몇 시간 만에 무려 8천3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쌍용차 정리해고 철회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공기업화’ 서명에 동참했다. 모금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수고한다며 천 원, 만 원씩 쥐어 주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이렇게 모인 모금액이 17만4천5백 원이나 됐다. 음료수나 김밥을 사다 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고생이 많다”, “꼭 이겨야 한다”는 응원의 말을 건네거나 “파업 농성장은 어떠냐?”,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데 괜찮은 거냐?”하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진 임수현

행사가 끝나고 쌍용차 대열이 집회장을 빠져 나갈 때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노동자들이 이동하는 길목에 늘어서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사람들은 “쌍용차 파업 정당하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쌍차! 쌍차!”를 연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뜨거운 지지의 목소리 때문에 노동자들은 “11시까지 밥을 못 먹었어도 배가 부르다”며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금메달을 단 기분이다”, “어깨가 으쓱하다”, “정말 뿌듯하다”며 들떠 있었다. 노동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따라서 〈참세상〉 기사에서 이꽃맘 기자가 6?10 범국민대회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외침이 ‘민주회복’이라는 구호에 섞이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

다음날 점거 파업 장소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한 노동자는 6?10 범국민대회 참가 경험을 보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21일 만에 밖에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우리 투쟁을 모를 줄 알았습니다. 우리만의 투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박수를 엄청 보내줬습니다. 파업하고 투쟁하니까 모금도 해주고 음료수도 줍디다. 내가 잘못된 투쟁을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기와 희망을 얻었습니다”

김문성 객원기자 enlucha@ws.or.kr

쌍용차 조합원과 가족대책위 3백여 명은 긴장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버스를 대절해 평택에서 서울까지 달려왔다.

“처음엔 쑥스럽고 자신이 없었어요.” 상기된 얼굴로 서명운동을 마친 조합원이 말을 건넨다.

그러나 서울시청 광장 네 곳에 설치한 서명대에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서명을 했고 “힘내세요”, “화이팅” 등의 격려가 끊이지 않았다. 모금통을 마련하지도 않았는데, 투쟁 기금으로 쓰라며 만 원 짜리를 내고 가는 시민들이 많아 즉석에서 모금통을 만들어야 했다.

“정부가 쌍용차를 팔아먹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책임 안 지고, 노동자만 무조건 잘라야 한다고 하는 게 잘못된 상황이라는 데 많이들 공감하신 것 같아요.”

시민들의 반응에 고무된 조합원들이 나중엔 서로 앞에 나서려 했다. 처음엔 쭈삣거리며 발언을 시작한 조합원이 다음 사람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지 않고 열변을 토했다.

서명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서명은 무려 8천3백여 명, 모금도 17만 원 가까이 됐다. 이명박 정부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러 나온 10만 명의 시민들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확실한 연대를 보여준 것이다. 집회가 끝난 뒤 광장을 빠져나가는 이들의 대열에는 “꼭 이기세요”라는 격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창원지회 한 조합원은 “처음 파업 시작할 땐 외롭게 시작했고, 되겠나 하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단체에서 연대도 많이 해 주시고, 저희도 체계가 잡혀 가면서 힘이 느껴집니다. 오늘 같은 성원도 받고 보니 하면 될 것 같은 용기가 생깁니다” 하고 말했다.

조립팀의 한 조합원 역시 “오늘 서명하면서 힘이 엄청 났습니다. 용기와 희망을 얻어 갑니다. 이 분위기 공장 가서 우리 조합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겠습니다” 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