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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거품 보너스를 또 지급하려는 은행들

과연 은행을 신뢰할 수 있을까? 세계경제 위기의 원인은 더욱 깊은 데 있지만, 거대 은행들이 미친 듯 돈놀이를 하며 부풀린 신용 거품이 꺼지면서 세계경제 위기가 촉발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제, 은행들이 갑자기 다시 돈을 쓸어담는 듯하다. 지난주 토요일에 〈파이낸셜 타임스〉의 헤드라인은 “미국 은행들 낙관론을 펴다”였다.

낙관론은 지난주 미국의 주요 은행인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모두 올해 2분기에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제이피모건과 함께 경제 위기의 승자로 떠오른 골드만삭스도 거품 성장기에 지급하던 만큼의 보너스를 다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상반기에 직원 상여금으로 총 1백14억 달러를 지급할 계획인데, 평균 지급액은 77만 달러다.

최근에 〈워싱턴 포스트〉가 폭로한 더 황당한 사실도 있는데, 지난해 가을에 터진 금융 공황에 직격탄을 맞았던 거대 보험회사 AIG가 보너스 지급 문제를 놓고 미국 정부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AIG는 금융상품개발부 임직원들에게 2억 5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려고 한다. 신용파생상품을 마구잡이로 거래하다가 파산해 제일 먼저 정부에 손을 벌렸던 그 AIG가 말이다!

동시에 은행들은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행사하기 시작했다. 최근 시티(영국 금융 중심가)는 공공 지출을 대폭 삭감하라고 소란을 피우고 있다. 그들이 삭감의 근거로 제시한 국가 차입 증가가 지난해 가을 시작된 국가의 은행 구출 작전 때문이었는데도 말이다.

은행들은 또한 지난주에 데이비드 워커 경(卿)이 제안한 것과 같은 매우 사소하고 미약한 규제 강화조차 거부한다. 워커는 완고한 과격파도 아닌데 ― 그는 전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이었다 ―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의 제안에 대한 시티그룹의 대응을 보도하면서 이런 헤드라인을 달았다. “워커의 논평에 항의하는 은행가들”

“한 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는 금융기관들이 이사회 평균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원이 얼마나 많은지 공개해야 한다는 데이비드 경의 제안을 반박하며 데이비드 경이 포퓰리즘적 요구에 굴복했다고 말했다.

“이 CEO는 ‘이런 조처의 실제 목적은 무엇인가?’ 하고 물으며 ‘은행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이런 조처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칭얼대는 자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미움을 사는지조차 모른다. 〈롤링 스톤〉 최신호는 “골드만삭스는 어떻게 경제를 망가뜨리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은행들을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고 묘사했다.

무시무시한 공포를 겪었던 은행들은 이제 뻔뻔함을 되찾아 전처럼 탐욕을 부리고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외관상 회생은 낙관적 환상에 불과한데, 은행이 회생한 배경에는 금융권에 대한 국가의 지속적이고 막대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둘 다 극도로 취약해서 자기들 사업에서 상당 부분을 매각해 간신히 흑자를 올렸을 뿐이다. 동시에, 두 은행은 미국 정부에게 총 9백억 달러를 수혈 받았다.

골드만삭스조차 예외적인 상황 덕분에 돈을 번 것이다. 다른 기업들이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확충하려고 할 때 골드만삭스는 그것을 일괄 인수해 돈을 벌었다.

그러나 더 근본에는 금융권을 떠받치려는 미국과 영국 정부, 유럽 중앙은행의 막대한 노력이 있었다. 덕분에 공식 금리는 제로였고 은행들은 사실상 공짜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은행들은 돈을 빌려줄 때는 엄청난 이자를 물린다.

이렇게 해서 은행들은 다시 거드름을 피울 수 있게 됐지만, 은행들은 납세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정부 자금에 의존해 버티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그들이 다시 한번 힘을 회복해 우리를 쥐어짜도록 내버려 둘 것인지 여부다.

번역 차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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