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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죽이고 녹색 투자도 줄이고:
대운하 위장용 ‘4대강 살리기’ 사업 폐기하라

안 하겠다던 ‘한반도 대운하’를 이름만 고쳐서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는 최근 집중호우로 특히 남부지방에 홍수 피해가 생기자 ‘4대강 살리기’가 이런 홍수도 예방하고 일자리도 만드는 사업이라며 반대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의 홍수 피해는 오히려 ‘4대강 살리기’가 홍수 예방에 아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줄 뿐이다. 녹색연합 최승국 사무처장은 이번 홍수 피해가 모두 4대강 본류(本流)와 관계없는 지천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운하 건설 완공 후 홍수피해 (1928)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 각 지자체 재난관리과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피해 지역이 지천(支川)의 수위가 높아져 농경지의 물 배출이 안 돼 발생한 전형적 ‘내수배제불량피해’가 발생한 것이고 하천제방이 무너진 14개 경우도 본류와는 전혀 상관없는 지천에서 발생된 피해였다.”

따라서 정부 계획대로 강바닥을 파내고 댐 수십 개를 새로 짓는다고 해서 홍수 피해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 실제로 1970년대 이후 대형 댐 개수는 세곱절 이상으로 늘었지만 홍수 피해액은 계속 늘었다.

낙동강 전체를 10여 개의 대형 호수로 만들 이번 계획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오히려 홍수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홍수 피해’는 단순히 비가 많이 오거나 물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도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은 지난 7월 24일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후속사업 대응방안’ 연구보고서에서 남한강에 설치 예정인 폭 1백 미터, 높이 7미터가 넘는 3개의 보가 세워지면 수위가 높아지면서 지하수위도 함께 상승해 인근 지역의 지반이 연약해지고 강둑이 무너질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또 하류지역은 하천수위 하락으로 농업용수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상류 물 흐름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수질 악화, 서식 생물 변화 등 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그야말로 ‘4대강 죽이기’가 되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김정욱 교수는 “4대강 사업에 들일 수십조 원이면 지역의 상하수도를 개선하고 수질 개선을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상류 하천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정신 나간 토목 정책을 비판했다.

물론 기후변화 시대에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예방 조처는 시급하다.

그러나 이명박의 4대강 정비는 필요한 예방 조처에 써야 할 정부 재정을 엉뚱한 데 쏟아부어 정작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없게 만들 뿐이다.

댐 건설로 홍수 피해 못 줄여

무엇보다 갈수록 더 많은 기후 재해를 일으킬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려면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고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철도 같은 운송수단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정비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대신 태양광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 지원 보조금을 삭감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입수한 ‘2010년 철도예산안’을 보면 광역철도 35퍼센트, 도시철도 41퍼센트, 수원~인천 복선전철 75.6퍼센트 등 대부분의 철도 사업 관련 예산이 삭감됐다. 그러나 철도 예산 삭감액을 전부 합쳐도 4대강 정비에 소요되는 비용(22조 원)의 2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4대강 정비는 오히려 4대강을 따라 수십 개의 연결된 도로를 만들어 자동차 교통량을 늘릴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또 제조업 부문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만들어 내는 시멘트 생산을 대폭 늘릴 것이다. 지난 7월 23일 한화증권은, 올 하반기 4대강 정비 등 공공발주가 늘어나 현대건설이 연간 수주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주식을 사들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4대강 사업과 함께 늘어날 도로망에 인접한 토지를 소유한 부동산 업자들은 토지 가격 인상을 기대하며 곳곳에 환영 현수막을 내걸었고, 내년 선거를 앞둔 지자체장들은 4대강 죽이기 사업에서 지자체 몫을 늘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명박 시대에 사는 우리뿐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재해를 악화시키는 진정한 범죄자들이 누구인지 분명해지고 있다.

4대강 죽이기를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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