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석 영화칼럼:
스포츠 영화에 관한 단상
〈노동자 연대〉 구독
나는 스포츠 영화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스포츠 영화들, 특히 한국의 스포츠 영화들 대부분은 어설픈 휴머니즘적 감동만 서툴게 쫓는다. 또, 스포츠 영화의 핵심인 경기 장면들은 TV 스포츠 방송중계의 보수적인 미학 - 경기에 선수로 참가한 인간들의 살벌한 경쟁을 근사하고 멋진 볼거리로만 포장하는 촬영방식 - 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이 영화들의 경기장면들은 경기를 근사한 볼거리로만 다루는 TV 중계 수준이다. 가령
물론 스포츠라는 소재를 통찰력 있게 다룬다면, 스포츠 영화는 케케묵은 신파적 감동과 TV 중계의 낡은 미학을 뛰어넘을 수 있다. 영화사상 가장 멋진 오프닝 장면이 담긴, 그리고 가장 위대한 스포츠 영화로 꼽히는 마틴 스콜세지의
스포츠와 삶의 맨 얼굴
이 영화는 권투 영화지만 경기 장면들이 TV 중계처럼 관객들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진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사각의 링을 삶의 지옥도로 묘사한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기는 인간들의 육체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이를 통해 스포츠와 삶의 맨 얼굴, 즉 생존과 성공을 위한 참혹한 경쟁을 깊이 있게 보여 준다.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스포츠 영화는 스포츠를 보고 즐기는 TV 시청자의 단순한 관점을 벗어나 경기를 해석할 때 새롭다. 스포츠라는 전쟁터 속의 인간들을 카메라가 좀더 솔직하게 주목할 때, TV 중계 이상의 감흥이 창조된다.
위의 두 영화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