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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지역:
‘주사기 테러’의 진실

9월 3일 신장자치구 우루무치 시(市)에서 한족 거주민 2만 명 이상이 신장구 공산당 서기장 왕러취안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행진했다. 지방 정부 당국의 부패에 항의하는 중국의 여느 시위와는 달리, 이 시위의 동기는 진보적이 아니라 반동적이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더한층 탄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한족들은 복수한다며 지나가는 위구르족들을 무차별 구타하기도 했다.

시위의 발단은 ‘위구르족 청년’이 한족을 ‘주사기로 무차별 공격’했다는 것이었다. 주사기 바늘에 병균이나 독이 묻어 있었는지에 상관없이 ― 아직 그런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 주사기에 찔리는 것은 분명 불쾌하고 고통스런 경험이다. 그러나 위구르족 청년들이 정말 그런 일을 저질렀다손 치더라도 그 일이 일어나게 된 본질인 60년에 걸친 중국 정부의 신장 점령과 위구르족 억압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

억압과 차별의 역사

중국 소수민족에 관심을 가져 온 중국의 진보적 지식인 왕리슝은 2007년에 신장 위구르족의 삶이 “점점 팔레스타인인들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1990년대 이후 위구르족이 겪어 온 차별과 억압을 보면 이것은 별로 과장이 아니다.

신장으로 한족 이주가 급격히 늘면서 위구르족은 신장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변두리로 밀려났고, 그들이 사는 곳은 빈민가가 됐다. 그들은 위구르족 거주지에서 벗어나면 시도 때도 없이 경찰의 검문을 받고 괴롭힘을 당했고, 교육·고용·공공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차별을 받았다.

또, 이런 민족적 차별에 반대하는 행동을 펼치면 ‘분리주의자’나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혀 죽을 수도 있었다. 예컨대, 1996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공식적으로 1백70명이 ‘테러리스트’ 혐의로 사형당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1997년 신장 자치구 이리 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을 때 진압 과정에서 위구르족이 거의 1천 명 살해당했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가 억압과 차별을 정당화하려고 위구르족을 게으르고 ‘개발’의 고마움도 모르는 잠재적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고 한족우월주의를 부추긴 결과 이 지역 한족의 히스테리는 한층 심해졌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을 더한층 탄압하고 편견을 부추겨서 이 위기를 넘기려 한다. 실제로 언론의 보도를 보면, 중국 경찰은 주사기 공격자를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발표했고 위구르족에 대한 통제도 더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위무단(慰撫團)’ 7천 명을 위구르족 주거지에 파견했는데, 이들의 주된 임무는 위구르족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고 협박하는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국 정부는 10월 1일 정부 수립 60주년 기념일에 ‘중화민족’의 단결을 과시하려 할 것이지만, 그것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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