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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논쟁:
지구온난화의 진실은 무엇인가

책 안읽어보고 비평하시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IPCC의 보고서에서는 65만년 동안의 자료를 제시하는 거 없습니다. 책의 전반에 걸쳐서 IPCC 보고서의 결과가 애매하게 주장하는 부분, 그리고 자인하고 있는 헛점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PCC가 진실인데 그것도 모르냐는 식의 비판을 하시는 걸 보면 책을 읽어보시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쓰레기라고 비판하실만큼 책을 읽어보기나 하셨는지 궁금하군요. 조지 몬비오라는 환경 운동가가 썼다는 그 책도 읽어보겠습니다만, 과학적으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들려주지 못한다면 기자님이 쓴 쓰레기라는 표현을 고스란히 돌려드리겠습니다.

IPCC가 2001년에 내놓은 4차 보고서와 이 책을 제대로 읽으셨는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저는 너무 궁금해서 4차 보고서까지 직접 구해서 읽어봤습니다. 비판과 토론은 상대방의 논지를 제대로 귀기울여 듣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실피드

기사에 대한 의견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다뤘으면 이런 오해가 생기지는 않았겠지만 지면의 한계상 압축적으로 다룬 점 때문에 “책을 안 읽었다”는 비판까지 하시는 듯합니다.

그러나 제가 서평에서 필자의 주장을 상세히 서술하지 않았다고 해서 필자의 논지를 왜곡하지는 않았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저도 “비판과 토론은 상대방의 논지를 제대로 귀기울여 듣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독자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이번에 보내 주신 의견에는 구체적인 지적이 없어 저도 구체적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이후에라도 필자의 논지 중 어느 부분을 제가 이해하지 못했는지 지적해 주신다면 겸허히 듣고 제가 이해한 바를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IPCC가 2001년에 내놓은” 보고서는 3차 보고서이고 최근(2007년)에 발표한 보고서가 4차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그 보고서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2005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빙하코어에서 결정된 과거 약 65만 년의 자연적 변동 범위(180~300ppm)를 상당히 초과하고 있다”

기상청 웹사이트에 한글 번역본이 올라와 있으니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기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장호종

정중하고 빠른 답신에 감사드립니다.

댓글이더라도 보다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상청에서 보도자료 및 게시자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IPCC의 4차 보고서 서문에 있는 ‘정책결정자용 요약본’이라는 것인데 데이터의 해석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요컨데, 그런 결론이 나오게 된 모델이나 시뮬레이션, 논의 등을 정리해서 내는 문건입니다. 그 요약본에는 과학자들이 양심을 담아 그 결과 서술의 한계성을 명시한 부분을 빼고 단정적인 어조로 결론을 짓고 있기에 과학을 연구하는 많은 이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책에서 근거로 들고 있는 자료나 문헌들도 고기후학과 인공위성을 이용한 최신 연구결과들에 바탕해서 쓰여진 것임에도 단순히 쓰레기라는 표현을 드신 것이 유감입니다.

과학자들이 funding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보다 더 원인과 이유를 규명하는 데 관심이 많고 의심도 많은 사람들입니다. 연구소가 정치적 편향성을 띨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관측된 데이터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것이 아닌가 합니다. 기자님이 토론에 대해서 모르실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에 관해 주제넘는 이야기를 꺼낸 것이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해가 안된다고 하면 언제든 부연 설명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한 이론들이 많은 질책을 받는 것이 정치/경제적으로 다른 논리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귀기울여 들어볼 수 있는 내용이고, 우리에게 다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대기/기상 전공은 아니지만 인접학문인 물리학을 전공한지라, 궁금하신 부분에 대해서 답해드릴 준비가 되어있다는 얘길 드리고 싶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을 갖고 있을지 모르나, 그것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공생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는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필하시고, 건강하십시오. :)

실피드

과학의 중립성에 대해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프레드 싱어처럼 실제 그 분야에서 권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제시한 정보들의 진위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내가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직접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나 빙하 코어 공기방울에 섞여 있는 동위원소를 측정할 수단도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적 정보’의 중립성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합니다. 나는 과학이 허구라거나 모든 것이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한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과학 이론은 실제 현실에 대입해 검증받아야 하므로 그 심장부에는 명백히 ‘객관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학자’는 사람이고 현대 사회의 구성원으로 이러저러한 편견과 욕구, 정치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황우석의 논문 조작 사건은 그 좋은 사례입니다. 과학자 개인을 탓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이 사회가 뒤틀려 있기 때문에 개인도 종종 뒤틀리게 마련입니다.

프레드 싱어에 대해 좀더 말하자면 〈뉴스위크〉 2007년 8월 13일치에 실린 한 기사를 인용해야겠습니다.

“1998년 4월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연구소(마샬 연구소, 프레드 싱어 그룹, 엑손 등)에 속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미국 석유 협회 워싱턴 본부장을 만났다. 그들은 5백만 달러 규모의 캠페인을 제안받았는데, 유출된 8페이지 분량의 메모를 보면, 그 캠페인의 목적은 대중에게 지구온난화 과학이 불확실성과 논란 투성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었다.”(이 기사는 여전히 개제돼 있으니 프레드 싱어가 소송을 제기할만큼 왜곡된 사실은 아닐 것입니다)

석유 기업들의 의도와 동기가 비교적 분명하고 프레드 싱어가 이에 연관된 증거는 공개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IPCC의 보고서를 승인한 의도와 동기는 무엇일까요? 나는 그것이 진정으로 과학적 진실을 옹호하고 인류를 위험에서 구하고자 하는 숭고한 목적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장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