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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시비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저작권 논란

최근 한 유명 가수의 노래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서 논란이 뜨거웠다. 표절은 ‘피와 땀으로 일군 창작물을 누군가가 쉽게 도둑질해 간다’는 이유로, 기업화된 기획회사들이 유행을 쫓아 비슷한 종류의 상업적 음악만을 만든다는 불만 때문에 종종 공분을 일으킨다.

그러나 표절 논란의 진정한 핵심은 ‘저작권’ 문제다. 거대 음반회사들은 과거의 업적 위에서 이루어졌고 여러 세대를 거쳐 만들어진 작품들을 훔치거나 가로채면서 “이용하려면 돈을 지불하라”고 강요한다. 지구상에서 매일매일 불리는 생일노래는 1893년도에 제작됐는데 놀랍게도 미국의 ‘워너채플’이라는 거대 음반회사가 이 노래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 이 음반회사는 이 노래 한 곡으로 한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 들이고 있다.

저작권을 소유한 거대 음반회사들은 뭔가 고상한 핑계거리를 사용해야 했다. “누군가의 창작을 이용해 그리고 그것을 조금만이라도 변형해 사용한다는 것은 진정한 창작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문학작품과 예술품들은 과거의 업적들과 이러저러한 모방 위에 서 있는 창작물이 대부분이다. ‘순수한’ 창작물이란 없다.

저작권은 평범한 사람들의 정보 교환과 그것에 바탕한 창작 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지난 7월에 개정된 저작권법에 따르면, 심지어 노래방에서 개인이 부른 노래를 UCC동영상에 올리는 것도 불법이다. 누구나 쉽게 다운받을 수 있는 파일 공유도 금지됐다. 음반회사들이 자신들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각종 로비와 소송을 불사하기 때문이다.

여러 작품들을 조건 없이 공유하고 그것을 또다시 응용하고 비틀어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은 모든 창작의 기본이다. 개인들의 자유로운 정보 교환을 ‘저작권 침해’라는 재갈로 막고 인류의 공공재산을 사유화하려는 탐욕스런 기업들의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