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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4대강 죽이기 철회와 복지 예산 증액을 위한 예산 결의대회

이명박 정부의 내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 통과한 다음날인 9월 28일 야4당과 시민단체들이 ‘‘4대강 죽이기’ 사업 폐기! 부자 감세 철회! 민생·복지·교육 예산 삭감 규탄! 민생·복지·교육·의료 예산 증액을 위한 야당, 시민사회, 각계각층 예산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참여 단체들은 4대강 예산과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복지비를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서민 증세에도 분명하게 반대했다.

민주당을 대표해서 참석한 최고위원 김진표는 “부자감세를 했지만 기업들은 많은 돈을 쌓아 두고도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4대강 예산의 절반을 수자원공사에게 넘겼는데, 이는 물가 인상 등으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당이 지난해처럼 막판에 한나라당과 합의해 예산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을 경계하고 미리 경고를 해야 할 듯싶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예산 자체가 작년[추경예산 포함]에 비해 3.4퍼센트 감소했다. 따라서 예산에서 복지비율 많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복지예산에 ‘보금자리’ 주택 건축비가 포함됐다”며 이른바 ‘복지’ 예산의 실체를 잘 폭로했다. “휘장을 걷어내고 부채로 연기를 살살 날려버리면 예산의 진짜 내용이 보”이는데 “4대강 예산이 진공청소기처럼 다른 복지 예산을 다 빨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원내 야당뿐 아니라 원외 모든 세력들이 다 모여서 날치기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생뚱맞게 중국의 원자바오, 독일의 메르켈, 일본의 하토야마를 치켜세우며 우리도 선거혁명을 이루자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형편없는 복지를 잘 폭로했다.

“내년에 4대강에 7조를 쓴다. 앞으로 들어갈 4대강 관련 예산 30조와 부자감세 80조만 원상복귀해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4조만 있어도 비정규직 50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고, 1조만 있어도 노인들 무상틀니를 할 수 있다.”

노회찬 대표는 또 “원내 협상이 아니라 국민적 투쟁이 필요하다. 국민의 힘을 끌어들이는 일이 중요하다”며 투쟁을 호소했다.

이어서 각계 시민사회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예산을 전면 폐기”하고 지천 관리와 홍수 예방 예산을 별도로 책정하라고 요구했다.

천문호 건강연대 운영부위원장은 “신종플루 예산과 공공의료 예산이 삭감됐다”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고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교육예산이 가장 크게 타격받았다. 1조4천억이 감소했다”며 “아이들보다 4대강 죽이기 사업이 더 중요한가” 하고 물었다. 또 “등록금후불제 예산 확보도 돼 있지 않다”고 폭로했다.

박경석 2010장애인예산확보공동행동 대표는 저상버스 도입 예산도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예산도 삭감됐다고 규탄했다.

마지막으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3년 동안 참아야 한다. 참았다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엎어야 한다. 3년 당하면서 살면 어떠냐? 2012년 정권을 교체하자. 민중 권력, 서민의 권력을 세우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3년 후 이명박을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이명박의 공격에 맞선 저항이 효과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이 점에서 3년 동안 할 일은 ‘참는’ 게 아니라 투쟁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날 예산대회는 정부 예산안의 허구를 잘 폭로했다. 향후 2개월간 예산안에 맞서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자본가 야당과 공조 때문에 진보정당들이 부자 증세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30조 원에 가까운 군비 예산도 분명하게 비판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 4위 규모 무기 수입국이었다.

부자 감세를 폭로하고 4대강 예산 철회를 요구할 뿐 아니라 부자 증세와 군비 축소도 제기하며 대폭적인 복지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