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안산 상록(을) 재보선:
임종인 후보와 민주당의 단일화 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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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재보궐 선거에서 안산 상록(을)의 경우 일찌감치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임종인 후보 지지를 선언해 지난 4월 울산 재보선처럼 진보 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종인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비정규직 악법에 반대하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도 반대하는 등 진보적 목소리를 냈다. 이번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부자 감세 철회 및 복지예산 확대, 무상급식 실시, 안산지역 고교평준화 등 진보적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사회 진보를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선거에서 임종인 후보를 비롯한 진보 후보의 선전과 당선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진보 후보의 선전과 당선은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탄압과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선 다양한 운동의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MB 정서를 진보진영으로 수렴시켜 진보적 대안을 건설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 압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천정배를 비롯해 안산 지역 민주당 의원 3명은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야권이 분열하는 것은 시민들이 잘 차려놓은 밥상을 걷어차는 일”이라고 했다.
사회 비판적인 발언을 몇번 하고 노무현 노제 사회를 봤다고 유명 연예인이 퇴출될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반서민 공세가 만만치 않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든 한나라당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한나라당을 저지해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그 일을 하느냐다.
임종인 후보의 말처럼 “사회경제정책에서 한나라당과 차이가 없”는 민주당이 노동자·서민의 편에 서서 일관되게 이명박 심판의 길에 나설 수 있을까. 민주당은 비정규직 악법과 한미FTA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한 장본인이다. 지금도 ‘뉴민주당 플랜’ 같은 부자 친화적 정당화를 모색 중이다. 그래서 민주당 지지율은 제자리 걸음이다.
더구나 민주당이 후보로 내세운 김영환은 한나라당과 우파들이 주도한 노무현 탄핵이라는 반동적 시도에 동참했고 지난해에는 아예 한나라당에도 기웃거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지난 13일 임종인 후보가 민주당 후보 김영환과 후보단일화를 제안한 것은 자기모순적이고 불필요한 타협이었다. 이런 후보와 단일화해 그 후보가 당선한다고 해서 이명박의 반서민·반민주 질주를 제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반대로, 임종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과의 연합 족쇄 때문에 진보적 선거 강령을 톤 다운해야 한다(민주당 비판을 삼가야 한다는 압력과 함께)는 압력이 커질 것이다. 그리되면 왜 진보진영이 반이명박의 대안이 돼야 하는지가 흐릿해질 것이다. 또, 진보의 미래 축조에 초석이 되기 위한 진보대연합 시도 의미가 반감될 것이다.
민주대연합이 아닌 진보대연합 후보로 나서 설사 낙선하더라도 진보 후보가 받은 표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진보적 목소리와 대안이 존재함을 보여 주며 향후 투쟁의 소중한 종자돈이 될 것이다.
잘못
게다가 후보단일화에 옥신각신 매달리며 단일화를 위해 중도 사퇴할지도 모른다는 인상을 준다면 과연 어느 유권자가 진보 후보에 대해 확고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겠는가.
오히려 그 시간에 이명박의 실정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선명한 진보적 정책을 선전해야 지지를 확대할 수 있다. 후보단일화에 시간을 허비하면서 정작 이런 중요한 과제를 방기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 김영환은 자격이 없다’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정당한 비판에 대해 민주당이 ‘자중하라’며 입막음하려 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중인 민주대연합의 위험성을 보여 준다.
진보 후보들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완전히 다른 진보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장차 진보적 대안을 올곧게 건설할 수 있는 정도(正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