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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선진화’: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라

정부 재정적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공공부문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민영화, 대량감원 등 노동자·서민들을 희생양 삼아 4백조 원에 달하는 국가채무를 해결하려 한다.

이명박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재정적자 폭 확대를 우려하며 “공공부문의 군살 빼”기를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10월 10일 공공부문 노동자 결의대회

“통폐합, 인력감축, 보수체계 합리화 등”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임금을 위협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부자감세 등으로 진정 “군살(을) 빼”야 할 부자들의 호주머니는 채워주면서, 정작 노동자·서민들의 호주머니는 털어가려고 민영화를 필두로 한 ‘공공기관 선진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공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약 18조 원의 재정을 확충함으로써 “감세 재원을 충당하”려 한다.

지난해 촛불시위에서 밀린 뒤로 정부의 민영화 추진은 애초 계획보다 늦춰졌고, 민주노총 소속 대규모 작업장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민영화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적자

하지만 이명박의 “의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미 가스 민영화의 전초전인 ‘가스산업 경쟁도입법안’을 국회에 상정했고, 철도에 대해서도 2012년까지 흑자를 내지 못하면 민영화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전경련은 최근 공개적으로 발전소 민영화를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발전이 민영화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정전사태, 철도가 민영화된 영국 런던 지하철 참사와 요금 폭등 등은 민영화가 서민들에게 고통만 안겨줄 뿐임을 명백히 보여 준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감원과 실질임금 삭감 등도 전체 노동자 서민들에게 해롭다. 토지·주택공사 통합과 공기업 대량감원 계획에서 보듯, 이제 “고용불안의 주범”이 된 공공부문 일자리는 전체 노동시장을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노조와 잘 지내는 기관장은 자리를 떠나라”는 이명박의 엄포 속에서 각 공공기관장들도 앞 다퉈 전방위적 단협 개악과 노조에 대한 감시·통제를 확대하고 있다. 철도공사 사장 허준영은 3월 취임 이후 3백50여 명의 노조간부와 조합원을 고소·고발했고, 6일 파업을 앞두고 핵심 간부들을 해고하는 악랄한 탄압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발전사, 가스공사 등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무자비한 공격과 탄압에 맞서 노동자들의 파업과 저항이 시작되자 보수 언론들은 “한꺼번에 몰린 투쟁”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와 보수 언론들은 이번 파업이 “근로조건이 아닌 정부정책을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어 목적상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기업 선진화 자체가 노동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규정짓는 핵심 정책이다.

“정치파업” 비난도 부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친재벌·반서민 정책으로 노동자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부 자체에 맞서는 정치투쟁 없이는 일자리조차 지킬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은 공공서비스 후퇴를 막고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보장을 위해 필요한 우리 모두를 위한 투쟁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 속에서 신음하는 모든 노동자·서민들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에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