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 반전평화의 날 집회:
“침략군을 돕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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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반전평화연대(준) 등 65개 정당,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주최로 ‘아프가니스탄 점령 중단, 한국군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한미 전쟁동맹 반대 반전평화의 날’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방침을 발표한 후 벌어진 반대 행동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애초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행하려던 행사를 경찰이 불허해 장소가 서울역으로 변경됐다. 이런 경찰의 방해에도 5백여 명이 모여 점령과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첫 연설에 나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무고한 젊은이들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것을 막기 위해 철군한 지 2년 만에 다시 테러전쟁의 늪에 빠져들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냐” 하고 규탄했다. 또, 지역재건팀(PRT)에 대해 “2004년에 콜린 파월도 점령군의 일부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정부의 파병 논리를 반박했다.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는 “[이명박 정부는]‘글로벌 스탠더드’를 얘기하지만, 얼마전 UN에서 용산참사, 노사문제, 쌍용차탄압, 침략전쟁 재파병으로 국제적인 개망신을 당했다”고 꼬집었다. 지역재건팀 파병에 대해서는 “용산에서 무고한 국민을 학살한 경찰특공대가 유가족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돕고,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이해하겠냐” 하고 비판했다.
한국진보연대 정대연 집행위원장은 “철군하고 재파병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규탄하고 “파병되는 지역은 얼마전 탈레반과 다국적군이 무력 충돌을 일으킨 지역”이라며 “맹목적 한미동맹 때문에 왜 우리 국민이 피를 흘려야 하는가” 하고 반문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유영재 미국문제팀장은 얼마 전 미국이 “한국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했다”며 “그 대표적 사례가 재파병”이고 “이대로 아프가니스탄 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전쟁에 동원되게 생겼다”고 했다. 유 팀장은 “이명박이 이에 동참하는 것은 아류제국주의로 가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눔문화 김재현 연구원은 “미국의 침공과 한국이 도운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8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의 삶은 죽지 못해 사는 것이었다”고 전하고 “파병은 침략군을 돕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연석회의 기획팀장이자 반전평화연대(준) 공동 간사인 김덕엽 씨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활동하는 반전 국제연대 단체들이 연석회의에 전달한 연대 메시지를 소개했다.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최소 3만 명을 증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이와 관련해 4가지 안 중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 가장 적은 병력 수가 최소 2만 명이라고 합니다.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지고 평범한 사람들이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오바마의 베트남에 수천 억 달러를 투입해서는 안됩니다.”(미국 평화정의연합, 평화재향군인회, 코리아평화캠페인 ‘킵 레프트’)
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현민 씨가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현민 씨는 미군 내 총기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건 이후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등 얘기하지만 이런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길은 오로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청소년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예산을 전쟁에 쓸 것이 아니라 교육·복지·환경 문제에 귀 기울이고 [예산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대표해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2년 전 철군 당시보다 오히려 정치·군사적으로 더욱 불안정해졌고 다국적군 사망자 수는 물론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의 희생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과 그 동맹국에게 이 책임이 있다”고 규정했고, 파병 결정을 철회하고 점령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연석회의는 미국 대통령 오바마 방문에 즈음해 오는 18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와 21일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를 포함한 주요의제들을 다루는 집회에도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