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회생’ 없는 쌍용차 ‘회생계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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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회생계획 수정안이 주요 주주·채권단 회의에서 해외채권단의 반대로 또다시 부결됐다.
해외채권단은 원금 탕감 비율을 당초 계획인 10퍼센트에서 8퍼센트로 줄이고 현금 상환분 이자도 연 3퍼센트에서 3.25퍼센트로 올려 주겠다는 수정안마저 거부했다.
해외채권단은 오히려 출자전환 주식의 3대1 감자(자본금 감소)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할 정도로 배짱을 부렸다. 회생안이 통과되더라도 쌍용차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인지 불투명하고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쉽게 청산하지 못할 것이란 정치적 계산을 한 것이다. 쌍용차에 투자한 주주와 채권단이 자기 몫의 이윤을 얼마나 보장할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저들이 말하는 ‘회생’에 노동자들의 ‘회생’은 없다.
상하이차가 불법으로 기술을 유출했다는 검찰 발표로 쌍용차 사태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상하이차와 정부에 있다는 것이 입증됐음에도 정부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파업 농성에 동참했던 조합원 1백26명을 징계하고, 이 중 34명을 해고했다. 쌍용차 공장 안은 강도 높은 노동(시간 당 생산대수가 17대에서 23대로 늘었다)과 관리자들의 횡포로 숨 막히는 공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삶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배짱
노동부 자료를 보면, 쌍용자동차를 그만둔 해고자의 20퍼센트만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최근 쌍용자동차정리해고특별위원회(정특위)와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등이 공동으로 정리해고자, 희망퇴직자, 무급휴직자 1백9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들의 평균부채는 4천3백78만 원이고, 조사대상의 거의 절반이 부채를 갚지 못해 연체 중이다. 1백95명 중 62명은 소득이 전혀 없어 실업 급여, 퇴직금, 은행 대출 등으로 생활하고 있고, 조사대상자 대부분이 1백50만 원 이하의 최저생계비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 파산 등을 통한 부채 청산을 바라고 있다.
살인 진압으로 파업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던 이명박과 사측은 파업이 끝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한 게 없다. 법원이 강제인가(회생)를 결정하더라도 노동자들의 처지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측과 정부는 원활한 매각을 위해 노동자들을 더욱 쥐어짤 것이다.
노동자들은 철저히 짓밟으면서 투자금은 한푼이라도 더 건지려고 정부를 물고 늘어지는 채권단과 그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부도 기업의 일자리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유화로 국가가 일자리를 책임지라는 요구가 절실한 것이다.
이명박이 부자감세와 4대강 삽질 예산의 1백10분의 1만 투자해도 쌍용차 전체 노동자들을 살릴 수 있다.
현재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정특위를 중심으로 쌍용차 공장 정문 앞 집회 등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관계인 집회가 열리는 지난 11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쌍용차 사태의 주범 상하이차, 정부, 경영진을 즉각 처벌하고”, “징계 철회, 구속자 석방, 복직”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정특위는 오는 30일에 ‘후원의 밤’을 열어 결속력을 다지고 활동 자금도 마련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후원에 동참해 해고 동지들에게 힘을 줘야 할 것이다. 누구보다 금속노조가 나서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해고 동지들에게 재정 지원, 복직 투쟁 등 연대를 시급히 조직해야 한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리해고특별위원회 후원의 밤
일시_ 2009년 12월 30일(수) 18시
장소_ 경기도 평택시 호남향우회관 (평택터미널 옆 기아자동차 건물 4층)
후원계좌_ 농협 356-0191-3075-93 이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