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보수 세력의 ‘김상곤 죽이기’는:
대중의 변화 열망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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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나라당, 검찰, 보수 언론이 합동으로 진보 교육감 ‘김상곤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2월 10일 교과부가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거부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최근 검찰은 김 교육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언론은 경기도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초안을 발표하자 비난 폭탄을 퍼부었다. 학생인권조례가 김 교육감이 “좌파적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만든”(〈동아일보〉) 것이고 “‘10대 정치꾼’을 양산”(〈조선일보〉)하고 “학교 현장에 혼란을 초래”(〈중앙일보〉)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회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에도 김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무상급식이 “편향된 이념에 의한 정책”이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경기도지사 김문수는 “학교는 무료 급식소가 아니”라면서 이를 거들었다.
또, 경기도의회는 행정사무조사특위를 구성해 ‘정치 중립’적이지 못한 무상급식과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 징계 거부 등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김 교육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마음에 안 들면 딴지를 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보수 세력의 탄압이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경기도 교육청 웹사이트에는 김 교육감을 응원하는 메시지로 넘쳐 나고 있다.
아이디 ‘새롬’은 교과부가 김 교육감을 ‘직무 유기’로 고발한 것에 대해 전교조 시국선언은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에 따른 것이라며 “[경기도] 교육청이 교과부를 공무방해 혐의로 맞고발 했으면[한다] ” 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민국 모든 학부모가 바라봅니다”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가 꼭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디 ‘이성호’는 학생인권조례에 있는 것들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교육 개혁의 첫걸음”이라며 체벌이 교육에 필요하다는 논리를 겨냥해 그렇다면 “협박이나 고문 그리고 공갈도 학교에 허용하라”며 “통제 효과로는 [이것도] 좋[다]”고 비꼬았다.
한 청년은 자신도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어려워 무료급식을 했”다며 “아무리 어린 나이였지만 무료급식을 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조사를 할 때면 너무나 부끄러워 울었던 기억이 많이 난다”고 했다.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전체에 대한 무상급식 대신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하기로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차상위 계층의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제공하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줘 “결국 가난한 집 아이들을 차별하는 일”이 된다며 “무상급식은 빈부를 가리지 말고 모든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고 말한다.
김상곤 교육감이 정부와 보수 세력의 탄압의 초점이 되면서, 경기도민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에 불만을 품은 많은 학부모와 학생 들의 지지도 얻고 있다. 한 학부모는 “대한민국 모든 학부모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하고 ‘절대 물러서지 말 것’을 ‘주문’했다.
김 교육감에 대한 전방위적 탄압은 이명박의 교육 정책을 비판한 김 교육감의 핵심 정책들을 주저앉히고 진보를 염원하는 대중의 열망도 꺾어 버리려는 것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김 교육감을 적극 방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진보진영 일각의 태도는 부적절하다. 예컨대, 전교조 부천중등지회 김진 교사는 〈참세상〉에 기고한 ‘나는 김상곤 교육감이 싫다’라는 글에서 “무상급식은 좌절되었지만 그의 이미지 상승에는 한몫을 단단히 했고, … [학생인권조례는] 말이 좋지 학교의 인권 현실은 너무나도 멀리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무상급식에 대한 학부모·학생 들의 열망을 무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왜 학생들이 학생인권조례에 열광하는지도 설명하지 못한다. 김상곤 교육감이 보수 세력에게 공격 받는 이유가 진보적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인데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완전히 잘못된 태도다.
진보진영은 김 교육감이 표적이 돼 공격 받는 상황에서 그를 방어하고 보수 정치인들의 반대를 뚫고 진보적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