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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MB 정부에 저항하는 이들을 위한 구급약

2009년 11월 18일 아프가니스탄 파병 반대 촛불 집회 평화로운 집회 참가자를 연행하는 경찰. ⓒ이미진

“쫄지 마, 형사 절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이 최근 발간한 형사 절차 안내서의 제목이다. 갑작스런 연행이나 경찰 소환, 벌금 통고 등을 당했을 때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은 당황하고 위축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쫄지 않고 경찰 수사 등에 대처하는 데 유용한 지침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사법기관에게서 공격 받고 있다. 이 정부는 ‘유모차 부대’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연행하고 이른바 ‘전과자’로 만들었다. 덕분에(?) 민변 등 진보적인 변호사들도 바쁜 사람들이 돼 버렸다. 이 책은 그런 변호사들이 직접 현장에서 느낀 경험들을 바탕으로 대응 방법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사례와 그와 관련한 형사 절차에 대한 설명이 있다.

《쫄지 마 형사 절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람생각, 1만 원, 281쪽

이 책이 일반적인 형사 절차 설명서에 비해 좋은 점은 무엇보다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경찰과 검찰 등의 부당한 인권 침해에 맞서 싸울 때 필요한 논리와 법 조항 들을 설명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사람들은 경찰의 행위가 부당하다고 느껴도 잘 모르고 위축돼서 제대로 항의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쉽게 기본적인 인권 보호를 위한 법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필자들이 말하듯 ‘인권’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권력자들의 전횡에 맞서 싸운 결과물”이다. 인권을 보장 받기 위해서도 역시 대중적인 저항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저항을 하다가 공격 받을 때 필요한 실무적인 지식들을 제공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진술거부권’(묵비권)에 대해 불명확한 부분이다. 저자들은 ‘진술거부권은 피의자의 권리’라고 하면서도 실용적으로 불리할 것 같은 얘기는 하지 말고 ‘필요한’ 부분만 얘기하라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실용적으로 빨리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고 형을 적게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부당한 수사에 항의하고 정부에 맞서 계속 저항하고 투쟁을 확대시킬 자신감과 사기를 위해 묵비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아쉬움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경찰 수사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비상 구급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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