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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 민주당 지도부 노동법 날치기 책임 공방:
민주당, 참 별 볼 일 없다

연말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예고된 날치기를 막지 못한 민주당이 책임 공방에 빠져있다. 그러나 돌아가는 모양새는 누구 편을 들고 싶은 마음보다 참 변변치 못한 정당이라는 생각만 들게 한다.

‘추명박’으로 몰리던 추미애가 4일 반박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환노위를 봉쇄한 적도 없고, 자신의 중재안이 정당했다고 강변했다. 반면, 민주당은 당 차원의 징계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당론을 무시한 독선으로 ‘전선’을 교란했다는 것이다.

추미애는 민주당이 자신에게 당론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폭로하면서 자신의 중재안이 당론을 어겼다는 비난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추미애는 민주당이 처음에 당론으로 제시했던 이른바 ‘김상희 안’은 전임자 임금도 노사 자율로 하고, 복수노조도 인정하도록 해 통과될 수 없는 안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그는 한나라당이 수용할 만한 수준의 법안을 당론으로 확정해 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김상희 안’이 개악 법안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면이 있다고 해서 민주당이 노동조합 권리 보호에 진지했다고 말할 순 없다. 민주당이 추미애에게 최종 전달했다고 주장한 ‘유인물’ 당론의 내용이나 환노위 민주당 간사 김재윤이 내놓은 최종 타협안은 정부 안과 마찬가지로 전임자 임금에 타임오프제를 적용하고, 단위 기업에서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를 명시하고 있다. ‘추미애 안’과는 복수노조가 존재하는 단위 기업에서 산별노조의 교섭권에도 창구 단일화를 적용하냐 마냐 하는 차이뿐이었다. 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권을 보장하려고 한 복수노조 도입 취지에 걸맞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추-한 연대’

추미애는 전임자 임금을 완전 금지한 현행 법이 그냥 시행되는 것보단 날치기된 안이 낫다고 주장한다. 자신은 최악을 막으려고 차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미애의 환노위 날치기를 환영한 한나라당은 즉각 본회의 날치기로 화답했다. 야합의 한 당사자인 한국노총 지도부도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노사 자율 결정을 요구하던 양 노총의 현장 노동자들은 크게 실망하고 분노했다.

그런데 추미애의 ‘추-한 연대’를 비난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노동법 개정안 역시 차악 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둘은 도대체 뭣 때문에 싸우는 걸까.

상황을 종합하면, 정부와 한나라당은 기업주들의 의견을 따라 노동법 개악을 시도했고 한국노총 지도부는 이에 야합했다. 추미애는 한국노총 지도부가 요구하는 수준에서 중재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은 이를 사실상 방관했다. 우습게도 추미애는 한국노총 지도부의 노사정 야합 당시 “야합”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단병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레디앙〉과 신년 인터뷰에서 “노동관계법은 민주당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민주당이 사실상 방조한 것 아닌가” 하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추미애 징계 공방은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의 각종 개악에 맞서는 데 무능하고 불철저한 집단이라는 점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