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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동지 재판 참관기

지난 12월 7일 서초지법 311호에서 김희준 북막스 출판사 대표의 재판이 있었다. 김희준 당원의 학교 선·후배와 학생 당원 43명이 재판을 방청했다.

법정의 엄숙한 분위기가 잠시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김희준 동지가 법정에 들어서자 우리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고 김희준 동지는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법정 서리는 재판에 방해가 된다며 조용히 하라고 요구했지만 우리의 힘찬 박수를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곧이어 검사의 심리가 시작됐다. 검사는 김희준 동지를 '폭력 혁명을 꿈꾸는 음모주의자'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검사가 제시한 증거는 너무도 빈약했다. 몇 번의 노동자 집회에서 신문을 팔았다는 것, 집에서 몇 가지 '이적 표현물'이 발견됐다는 것, 심지어는 황당하게도 조사 과정에서 묵비를 했다는 것 등이 검사의 빈약한 증거 목록들이었다.

검사가 1998년에 판매한 신문을 들먹이는 것에 대해서도 김희준 동지는 "신문 판매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그 내용이 옳다고 확신한다"고 맞받아쳤다.

뒤이어 변호사 심리가 이어졌다. 변호사는 김희준 동지가 어떻게 트로츠키주의자가 됐는지 물어 봤다. 다음은 김희준 동지의 답변이다.

"군대 제대 직후 운동을 계속할까 고민하면서 대안을 생각하게 되었다. 1991년 당시 좌파들은 소련의 몰락을 사회주의의 패배로 보고 사기저하됐다. 그러나 나는 소련이 소수 관료가 노동자 대중을 착취하면서, 서방과의 군사적 경쟁에 따라 경제를 운영하는 국가 자본주의 체제라는 입장을 접하게 되었다. 또한 진정한 노동자 혁명이었던 1917년 러시아 혁명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고립되면서, 스탈린주의 관료들의 반혁명으로 자본주의로 회귀하고 말았다는 데 동의했다. 나는 트로츠키가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주장하고, 혁명이 국제적으로 확산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을 지지해 트로츠키주의자가 되었다."

변호사의 심리가 끝나자 검사가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

김희준 동지는 최후 진술을 통해 구조조정이 경제위기와 부실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맞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해진 법조차 지키지 않는 관료와 사장 들이 파업을 '불법'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방청석에서 동의와 지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희준 동지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계획하고 통제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투쟁의 한가운데에 자신이 서 있을 것"이라며, 최후진술을 끝맺었다.

판사는 김희준 동지와 우리의 당당한 투쟁에 기가 꺾였던지 우리가 박수와 환호를 보내도 아무소리 못했다.

김희준 동지의 최후 진술은 매우 생생한 정치 폭로였고, 재판 투쟁은 훌륭한 정치 학교였다.

우리는 김희준 동지에게 격려의 함성과 동지애가 담긴 박수 갈채를 보내고 바로 법정을 빠져 나와 호송차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구치소로 떠나는 김희준 동지를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법원 경비원이 나가라고 협박했지만 우리는 김희준 동지가 차에 오르는 것을 볼 때까지 갈 수 없다며 계속 구호를 외쳤다. 잠시 후 김희준 동지가 통로를 통해 호송차 대기 장소로 오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그에게 뜨거운 동지애가 담긴 박수를 보냈고, 그는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구호로 답례했다. 우리는 그의 선창에 맞추어 구호를 외치고 그가 탄 차의 창문을 두들기며 그를 격려했다. 호송차를 보낸 다음 법원 안에서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우리는 법원에서 굽힘 없는 법정 투쟁을 벌인 김희준 동지의 당당함에 고무받으며 법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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