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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주요 경제들의 회복은 여전히 극도로 취약하다

영국 경제와 세계경제의 미래가 어찌 될지는 알기 힘들다. 그러나 지난주[1월 둘째 주]에 발표된 수치들을 보면 그동안 일어난 사태가 어마어마한 것이었음을 알 수는 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가 영국 국내총생산 추정치를 발표했다. 그 결과를 보면, “2009년에 [영국] GDP가 4.8퍼센트 감소했다. 이는 대공황 시기 어떤 해보다도 더 큰 하락폭이며, 영국 경제가 수축한 수준은 1921년 이래 최악이었다. …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하락 추세를 크게 보면 2009년 5월까지 12개월 동안 산출이 급격히 감소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다시 말해, 영국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 많이 추락했다는 말이다.

다른 선진 자본주의 경제도 최근 위기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예를 들어, 2009년에 독일 GDP는 5퍼센트 감소했는데, 이는 1975년보다 다섯 곱절 더 줄어든 것이다. 1975년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독일 경제가 가장 많이 후퇴한 해였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는 회복이 시작됐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같은 말을 몇 달째 되풀이하고 있다. 여태껏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는 지나간 일은 그럭저럭 분석했지만, 예측은 잘하지 못했다.

[2009년] 11월 산업 생산 수치를 보더라도 침체가 끝났다고 하기 어렵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산업 생산에서 규모와 중요도가 가장 큰 제조업은 2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몇몇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생산이 확대되지 않은 사실을 보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이코노미스트 앨런 클라크가 제조업에서 이미 거둬들인 부양책을 다시 써야 할까 봐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클라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양책(통화 약세 정책, 재정 정책 완화, 재고 소진, 해외 수요 촉진 등)을 무지막지하게 시행했는데도 제조업 산출이 확장되지 않았는데, 어찌해야 하는가?”

유로존의 최강자 독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독일 경제가 2009년 2사분기에 침체에서 벗어났다고들 하지만 독일 연방통계국은 독일 경제가 지난 세 달 동안 지지부진했다고 밝혔다.

정부들은 2008년 금융 위기를 맞아 경제를 부양하고자 도입한 조처 중 일부를 이미 철회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자동차 판매 보조금인 ‘중고차 보상 제도’를 철회했다.

영국에서 성탄절 기간에 소비가 폭증한 것은 2010년 1월 초 부가가치세를 옛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한 정책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홈베이스와 아고스[인터넷 쇼핑몰]를 소유한 홈리테일의 CEO 테리 더디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2010년에 소매업에서 판매 증가는 어려울 듯하다. … 소매업체들은 2010년에 금리 하락이나 울워스[영국계 완구 소매 대형 체인] 같은 거물들의 파산으로 경쟁자가 사라졌던 2009년보다 더 좋은 조건을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바클레이 캐피탈의 평론가 캐런 하우랜드는 … 2009년 성탄절 기간에 판매가 2008년보다 증가하기는 했지만 이는 2008년 판매가 너무 저조했기 때문이고, 2009년 판매 실적은 여전히 2007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즉, 영국 등 각국의 초인적 노력에도 이 경제들의 회복은 극도로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곳의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라는 지위를 독일에게서 빼앗으면서 기세등등하지만, 이는 정부의 무지막지한 부양책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은행 대출이 갑절 이상 늘어, 그 총액이 상상도 하기 힘든 1조 4천50억 달러[약 1천6백33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 돈이 나중에 가서는 터질, 또 다른 금융 거품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미 취약해진 세계경제에 이것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번역 차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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