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에 본관점거로 맞서고 있는 한국외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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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부터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외대 당국의 등록금 3.19퍼센트 인상 결정에 항의해 본관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애초 외대 당국은 지난주부터 열린 등록금위원회에서 서울·용인 양 캠퍼스 총학생회에게 등록금 4.95퍼센트 인상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구체적인 인상 근거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외대 당국은 들어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등록금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회의장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각 학생회는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다 지난 27일 3차 등록금위원회에서 용인캠퍼스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바람과 달리 돌연 3.19퍼센트 인상안을 제시하며 등록금 인상에 합의해 버렸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변함없이 등록금 동결을 요구했지만 외대 당국은 아예 대화를 거부했고, 이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주도로 등록금위원회 재개와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는 점거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28일 오전 11시부터 1백여 명의 학생들이 총장실, 예산조정팀, 기획조정처장실 등 주요 부처들이 있는 본관 2층의 일부를 막고 집회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일방적인 등록금 고지를 막기 위해 등록금 고지서 출력 작업을 하고 있는 정보통신팀 사무실을 방문해 작업중인 등록금 고지서를 거의 모두 가지고 나왔다.
점거 이틀째인 오늘도 60여명이 집회를 했고, 어제 수거한 고지서에 “등록금을 동결하라”,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등의 메시지를 써서 본관 로비에 붙여 놨다. 또, 외대 당국의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 결정을 비판하는 선전물을 제작해 더 많은 학생들의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이런 항의에도 외대 당국은 ‘등록금 책정은 총장의 권한인데 지금은 총장이 해외에 출장중’이라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학교는 이미 웹사이트에 3.19퍼센트 인상한 등록금을 고지했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뿌려 등록금 인상을 공식화했다.
점거농성장 집회에서 이근웅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서울시내 등록금이 인상된 6개 대학 중 강력히 맞서 싸우고 있는 대학은 외대뿐” 이라며 “외대에서의 투쟁이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므로 “우리가 2010년 등록금 투쟁의 역사를 만들자”며 투지를 다졌다.
그 말처럼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이곳 농성장에 모인 학생들에게, 많은 지지와 관심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