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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노동자들의 총파업:
“자본가들이 이번 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번 주 수요일[2월 10일] 그리스 전역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정부의 삭감 계획에 반대하는 파업을 벌였다.

공공부문 노조총연맹은 50만 조합원의 대다수가 파업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언론들은 공항, 항만, 병원, 학교들이 문을 닫은 모습을 보여줬다.

2월 10일 공공부문 총파업을 수놓은 팻말들

수도 아테네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강한 비바람에도 수만 명이 정부의 삭감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이 이번 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안정화 프로그램 철회”가 적힌 배너를 들고 행진했다.

그리스는 경제 위기의 대가를 누가 치를 것인가 — 노동자일 것인가 아니면 사장들일 것인가 — 를 둘러싼 전투의 최전선이 됐다.

유럽의 지배계급은 그리스 정부가 혹독한 긴축 정책을 도입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그리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그들의 생활수준을 낮추고 그리스의 공공서비스를 파괴할 것이다.

만약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다른 나라 정부들도 본받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노동자들은 삭감을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정부의 공세를 물리친다면 전 유럽의 노동자들은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스의 국가 채무는 2천5백90억 유로[413조 원가량]다. 이것은 그리스 경제가 일 년 동안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액수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민총생산의 12.5퍼센트에 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같은 남부 유럽의 약체 경제들로 옮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또한 오스트리아와 벨기에가 더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까 봐 걱정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영국도 그리스와 비슷한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텔레그라프〉는 1면 머리기사 제목을 “영국에 신의 은총이 함께하기를”로 달았다.

노동자들이 경제 위기의 대가를 치르기를 거부하다

지난주 그리스 총리 파판드레우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수당의 10퍼센트를 삭감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노동자들의 퇴직 연령을 상향 조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런 전면 공격에 맞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정부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1워 29일 그리스 소방관 시위 ⓒ사진 제공 그리스사회주의노동자당(SEK)

지난주 조세·관세 공무원들이 48시간 동안 파업해 항구와 국경의 통관 절차가 마비됐다.

이번 주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 외에도 민간 노동자들도 2월 24일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위기를 초래한 사장과 은행들이 흑자를 기록하는 데 자신들은 삭감으로 고통받아야 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크레테 섬의 챠니아에서 일하는 교사인 세라핌 리조스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의 부도 사태를 막으려면 우리가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정부가 많은 돈을 은행에 퍼주었기 때문에 정부가 파산했다고 말입니다.

“은행 구제정책에서 모두가 똑같이 득을 본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대가를 치러야 합니까? 그런 정책은 보통 사람에게 더 큰 고통을 줄 뿐입니다.

“교사노조는 크레테 섬 서쪽에 있는 학교들에서 일제히 모임을 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리스 정부와 유럽연합에 대한 당혹감, 분노와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이 위기의 대가를 치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은행과 기업 들이 여전히 큰 이윤을 남기는 상황에서 그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리스 교사들은 유로화 통용 지역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신임 교사의 초봉은 한 달에 9백 유로[1백43만 원가량]도 안됩니다.

“교사 일자리도 줄어들 것입니다. 수많은 교사들은 임용이 확정되는 8월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지 못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은행가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사회주의 정책을 필요로 합니다.”

의료 노동자인 스피로스 스타이코스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테네에 있는 최신식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삭감하는 데 성공한다면, 나중에 더 많이 삭감하자고 덤벼 들 것입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의 노동자들 중 과반수가 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은 공격에 맞서 싸우면서 노조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삭감은 누군가 떠나도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미 두 명의 간호사가 50명의 환자들을 돌봐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투쟁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주 노조 모임을 열고 투표를 통해 이번 주 파업을 지지하기로 결정했고 병원 측에게 새로운 직원을 고용해 빈자리를 채우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번 파업은 그리스 공공부문 파업 역사상 가장 큰 파업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그리스 노동자들은 온갖 공격들을 물리쳐 왔다. 그들이 이 결정적 투쟁에서 승리하려면 자신들의 힘을 최대한 사용해야 할 것이고 단결해서 거리로 몰려나와야 한다.

번역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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