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전국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에서 3월 말 전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5월 1일 4만 명을 동원해 총궐기하자는 상반기 투쟁계획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정부가 노조의 정치활동 자체에 공격을 퍼붓고 있는데도, 싸우겠다는 계획을 채택한 이날 대의원대회는 뜻 깊다.
그런데 이날 대의원대회는 노조의 후퇴를 담은 규약 개정안을 총투표에 붙이기로 결정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개정안은 ‘정치적 지위향상’과 ‘강령’ 문구 삭제,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 박탈 등을 담고 있다.
이 규약 개정안은 72퍼센트의 지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이 집중 탄압하는데도 30퍼센트 가까이 되는 대의원들이 반대나 기권표를 행사한 것이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규약 개정 총투표안을 통과시키려고 근 한달 가까이 전국을 순회하고 간담회 등을 열어 양보안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도부는 일부 활동가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도 용기 있게 반대 의견을 발표하려는 대의원이 넘쳐 났다.
이런 활동가들의 노력은 지도부의 투쟁계획 제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활동가들의 노력이 비록 지도부의 후퇴를 막지는 못했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이번에 통과한 투쟁계획은 공무원노조가 온전한 합법적 지위를 쟁취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인 무기다. 최근 공무원·교사 노동자 정치활동 탄압이 민주노동당 탄압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활동가들은 상반기 투쟁계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