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연대 총파업을 준비하는 그리스 노동자
〈노동자 연대〉 구독
그리스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노동자 연대〉 편집자 파노스 가르가나스가 경제 위기에 맞선 그리스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소개한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들이 오랫동안 보수당 정부의 공격에 맞서 맹렬하게 투쟁을 벌여 온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당연하다.
2008년 12월은 분기점이었다. 경찰 폭력에 분개한 청년들이 경찰서를 포위했다. 수많은 노조원들이 청년들에게 연대를 보내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보수당은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2009년 10월 그리스 사회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했다. 그러나 고작 몇 달 만에 노동자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다.
지난주[2월 10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파업을 벌이고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아테네 중심가에서는 교육·공무원·의료 노동자들의 가두시위에 학생들이 합류했다.
그리스 공산당은 전국적으로 66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리스 사회당 정부는 투쟁하는 노동자 집단을 고립시키려 했지만 실패했고, 오히려 저항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강력한 파업을 벌인 데 압력을 받아 노조 지도자들은 2월 24일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노동자를 아우르는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총파업 규모는 엄청날 것이며, 아마 2007년 연금 개악 반대 투쟁 당시 보여 준 것과 비슷할 것이다.
일부 노동자는 전면파업에 나설 것이다. 이미 재정부 노동자들은 48시간 파업을 연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지난주 하루 파업 이전에도 소방관과 관세·세무 노동자들이 전투적 시위를 벌였다.
사회당 정부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려 했다. 긴축정책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시도는 실패했다.
경찰은 일방통행로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며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다른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시위 행렬에 합류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경찰과 환경미화 노동자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지만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정부의 공격에 대한 반발이 광범하다. 영국 언론들은 그리스인들이 긴축정책을 받아들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 질문에 대한 답을 보면 그림이 확연히 다르다.
노동시간 연장과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겠냐는 질문을 받으면 절반 넘는 사람들이 언제나 아니라고 답한다.
사람들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분노한다. 지난해 총선 이전에 보수당은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말했고, 그리스 사회당은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선거 결과를 결정지은 중요한 쟁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사회당은 선거 승리 이후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사람들은 부자들을 상대로 한 삭감 조처를 기대했다. 그러나 사회당 정부는 부자와 사장 들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조처를 도입하지 않았다.
사실, 사회당 정부는 늘 집권 후 이전 약속을 어기곤 했다. 그러나 보통 집권 뒤 몇 년이 지난 뒤 그랬다.
그러나 이번에는 고작 몇 달 만에 약속을 어겼다. 노조 지도자들이 사회당 정부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사회당의 배신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큰지 잘 보여 준다.
그리스 노조총연맹은 2009년 12월 파업 행동이 막 시작됐을 때는, 그것에 반대했다. 당시 좌파 교사들이 파업을 시작했고 그리스 공산당이 그것을 지지했다.
그러자 총연맹은 공산당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고 파업 노동자들을 고립시키려 했다.
그러나 고작 한 달 뒤 공무원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고 총연맹 지도부도 기층 압력 때문에 파업을 지지해야 했다.
사회당 정부는 유럽연합 지원책 논의가 발표된 뒤 [삭감 조처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바꾸고 있다. 사회당 정부는 그리스가 혼자가 아니며 유럽을 미국인 투기꾼에게서 방어하려고 싸워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즉, 유럽 전역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그리스 노동자들이 긴축정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주장이 먹혀들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다음 주 총파업은 그리스 노동자들의 저항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출처: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번역: 김용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