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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모델을 보도한 두 언론의 차이

얼마 전 〈한겨레〉에서 ‘도요타 사태 화근은 일등 강박증·비정규직 양산·봐주기 언론…’이라는 기사를 발견했다. 수년간 도요타의 이면을 추적해 온 일본 저널리스트를 인터뷰한 기사였는데, 그는 이번 리콜 사태의 세 가지 원인 중 하나로 비정규직 양산을 꼽았다.

이 기사 자체는 시의성이 있지만, 그보다 내가 주목한 것은 몇 년 전 도요타 노조와 현대차 노조를 비교한 〈한겨레〉 기사였다. 당시 현대차 노조를 비난하는 것은 주류 언론의 대세였다. 조중동이 도요타 노조를 ‘상생모델’로 추켜세우면서 현대차 노조를 비난한 것은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겨레〉조차 그런 것은 〈한겨레〉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겨레〉는 2005년에 ‘“GM대우·도요타서 ‘상생’ 배워라” — 파업 연례행사 … 현대차 11년 노사분규’라는 기사에서 “최근 교섭을 타결 지은 지엠대우와 일본의 도요타 사례를 현대차 노사 모두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두 회사 모두 타협을 통해 노사상생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 … 도요타 노조가 내몫찾기를 자제하는 이유는 장기 고용안정을 보다 중시하고, 투자 여력을 만들어 국제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라고 한다”라고 썼다.

하지만 당시 ‘다함께’가 발행한 좌파 신문 〈맞불〉은 2007년에 도요타의 현실을 정확히 폭로했다. “도요타는 2004년 노동자 5백 명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30퍼센트의 노동자가 계약직 …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회사 슬로건 … 노동자들은 45초 동안 차 1대를 조립하기 위해 화장실 갈 시간이나 물 마실 시간도 없이 8시간∼10시간을 일해야 한다. 이 때문에 5년 동안 노동자 2백90 명이 과로사 등 직업병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노사상생’은커녕, 노동 착취를 통한 이윤 증대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이다. ”

나는 앞으로 ‘〈한겨레〉 같은 개혁적 언론이 있는데 〈맞불〉이나 〈레프트21〉 같은 좌파 언론이 왜 또 필요하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런 사례를 들면서 변혁적 언론이 꼭 필요하다고 말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