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아침부터 MBC 로비에는 이명박의 MBC 장악 시도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결의한 MBC 노동조합원들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신임 사장 김재철의 출근 저지를 위해 MBC 조합원들은 지난 휴일에도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날도 MBC 조합원 1백여 명은 오전 6시부터 MBC 로비에 모여 이명박의 MBC 장악 시도에 맞서 투쟁 결의를 다졌다.
8시 45분이 되자 MBC의 새 사장으로 선임된 ‘MB맨’ 김재철이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났다.
그러나 그의 첫 출근 시도는 건물 입구를 봉쇄한 MBC 조합원들에 의해 가로막히고 말았다. “청와대 낙점받은 낙하산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조합원들을 향해 김재철은 ‘본인이 왜 낙하산이냐’며 맞섰고 이내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과 논쟁을 벌였다.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당신이] 어떻게 사장에 선임되었나, 청와대가 낙점했다는 사실이 다 알려졌다.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을 부인하지 마라”며 김재철에 맞섰다.
또 이 위원장은 “현재의 방문진이 선임한 MBC 사장이 어떻게 제대로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고 MBC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나, 정권과 그 앞잡이들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개혁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사장도 MBC의 독립성, 자율성을 지킬 수 없다”며, MBC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김재철에게 “회사를 생각한다면 현 상황에서 [당신이] 사퇴하는 것만이 책임지는 자세” 하고 말했다.
김재철은 이 위원장에게 제대로 반박도 하지 못한 채 면박만 당했다. 결국 김재철은 MBC 조합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20분 만에 첫 출근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정권의 각본대로 만들어진 사장은 사퇴해야 한다” 며 이후에도 신임 사장 출근 저지 투쟁과 정권의 MBC 장악 시도에 맞선 투쟁을 지속할 것을 결의했다.
오는4일(목) 오후 7시 MBC 앞에서는 ‘MBC 사수 촛불문화제가’ 가 열릴 예정이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MBC 조합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촛불을 함께 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