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국제 반전 공동 행동의 날 - 다시 전쟁 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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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국제 반전 공동 행동의 날 - 다시 전쟁 반대로
[편집자 주] 세계 반전 운동은 9월 27일 “이라크 점령 반대/팔레스타인 점령 반대”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반전 운동도 다시 반전 평화의 기치 아래 이라크 점령 반대와 미국의 한반도 전쟁 위협 반대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이 글은 기획 시리즈 ‘다시 전쟁 반대로’ 첫 편이다.
1. 9월 27일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을 준비하자
2. 미국의 한반도 전쟁 위협에 맞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
3. 노동 현장에서 반전 운동 건설하기
지난 5월 1일 조지 W 부시는 이라크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날 이후 이라크에서는 70여 명의 미군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하루 평균 한 명꼴로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 리카르도 산체스조차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미군은 이라크인들의 저항과 공격을 후세인 잔당의 소행으로 묘사하지만, 후세인 잔당은 오히려 미군에 빌붙어 봉사하고 있다.
거센 저항에 직면한 미군은 점차 겁을 먹고 있고 그럴수록 더 거칠어지고 있다. 미군은 지난 6월 27일 자기 집 지붕 위에서 AK-47 소총을 갖고 놀고 있던 11세 소년을 살해했다.
미군은 무장 저항 세력의 뿌리를 뽑겠다며 6월 29일부터 7일 동안 ‘사이드와인더[북아메리카 서남부 지역의 방울뱀. 미군의 공대공 미사일 이름이기도 하다] 작전’을 펼쳤다. 이 작전으로 이라크인 30명이 학살됐고 282명이 체포됐다.
그러나 이런 강공책은 더욱 거센 저항과 반격을 부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저항 때문에 미국의 이라크 “재건” 작업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이라크의 많은 지역에서는 아직도 깨끗한 물이나 전기, 식량을 구할 수 없다. 전기 생산은 한 달 전보다 오히려 더 감소했다. 전쟁 전에는 이라크 인구의 60퍼센트가 원조 식량에 의존했는데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원조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나온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몇 달 동안 질병과 불발탄 때문에 이라크 어린이 수천 명이 죽을 수 있다. 또, 5세 미만 어린이 약 4백20만 명이 소아마비·파상풍·홍역·결핵 같은 예방 가능한 질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비참하고 절망적인 상황은 이라크인들의 저항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 미군 고위 장성이 비유했듯이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은 베트남에서처럼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관련기사 4면을 참고하시오)
팔레스타인
6월 29일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 하마스·이슬람 지하드·파타가 3개월 휴전을 선언했다. 그러자 7월 2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과 요르단강 서안의 베들레헴에서 철수했다.
언뜻 포연이 가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조처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할 것이다.
베이트 하눈과 베들레헴에서 철수한 이스라엘군은 바로 다음 날 다시 가자지구의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대원 한 명이 크파르 다롬의 유대인 정착촌을 공격한 사건을 핑계로 하루 만에 휴전 협정을 깬 것이다. 그러나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휴전 협정의 당사자가 아니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예루살렘 북부 마을 주변의 토지도 몰수했다. 예루살렘 주변의 이스라엘 통제 지역을 확대하고 이를 예루살렘으로 통합해 대(大)이스라엘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7월 2일 이스라엘 국방장관 샤울 모파즈는 가자지구와 베들레헴에서 전투적인 팔레스타인 단체들의 무장을 해제시킨 뒤에야 다른 지역들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 마흐무드 압바스는 7월 3일 팔레스타인 투사 일곱 명을 체포했다. 미국은 압바스에게 3천만 달러를 지원하려 한다. 사회 복지를 제공해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무장 단체들을 단속할 수 있는 보안군을 확충하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한 고위 관료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 간의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말했듯이, “로드맵은…평화를 위한 계획도 아니고 화해를 위한 계획도 아니다. 그것은 문제의 원인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야만적인 저항이지 그런 저항을 낳은 [이스라엘의] 점령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초해서…팔레스타인 문제를 끝장내려는 것이다.”
국제 반전 운동
지난 6월 21일 영국 런던에서는 전쟁저지연합의 활동가 대회가 열렸다. 그 대회에는 6백 명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전쟁저지연합의 사무총장 린지 저먼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회의의 규모는 반전 운동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 줍니다. 그 사실은 영국 전역에서 열린 대중 집회들을 봐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쟁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라크에서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따라서 우리 운동도 계속돼야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전쟁에 반대한 것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기초해서 지금 우리는 운동을 계속 건설해야 합니다. 저들은 새로운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도 평화와 정의에 기초한 우리 자신의 프로젝트를 가져야 합니다.”
전쟁저지연합은 블레어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점령 중단 및 영국군 철수를 요구하기 위한 제2차 인민의회를 8월 30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열린 제1차 인민의회에는 1천5백여 명이 참가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리고 제2차 인티파다 3주년이 되는 9월 27일에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국제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반전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17∼18일에 뉴욕에서는 앤서(A.N.S.W.E.R.)가 후원한 “전쟁, 식민지 점령,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전국 대회”가 열렸다. 미국 전역과 몇몇 나라에서 온 반전 활동가 8백50여 명이 참가한 그 대회에서는 이라크 점령, 부시 정부의 계획, 반전 운동의 방향 등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토론회와 워크샵 등이 진행됐다.
또, 앞으로 전개할 반전 행동 계획도 논의했는데 역시 9월 27일을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서 한국과 필리핀까지, 점령과 전쟁에 반대하는 국제 시위의 날”로 결정했다.
미국의 또 다른 반전 운동 단체 UFPJ도 6월 6∼8일 시카고에서 전국 대회를 열어 향후 행동 계획을 논의했는데, 그 중에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국제 행동의 날”도 포함돼 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연대포럼에 참가한 일본, 한국, 영국, 미국의 반전 단체들도 도쿄선언을 채택하고, 9월 27일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세계 반전 운동 세력은 전열을 가다듬고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 반전 운동도 다시 반전 평화의 기치를 들고 운동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세계 반전 운동의 일부로서 9월 27일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에 참여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세 차례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에 참여한 바 있다(2월 15일, 이라크 전쟁 개전일, 그리고 4월 12일).
한국 반전 운동은 9·27 국제공동반전행동의 날에 “미국의 이라크 점령 반대/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반대”와 함께 미국의 한반도 전쟁 위협 또는 긴장 조성 반대를 결합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