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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권 공격에 맞선 투쟁들

대학들이 학생들을 감시·사찰·탄압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종종 학칙이 학생을 탄압하기 위한 칼로 쓰인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발견된 학생 사찰 자료에 나온 것처럼, ‘학생관리’를 위해 여러 학교 학생처들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학생 자치권 탄압이 팽배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자” ⓒ사진 이현주 기자

숙명여자대학교 사찰자료에는 총학생회와 신입생의 접촉을 줄이려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새터)을 학교 측이 주관하는 방법이 나와 있었다. 실제로 올해 중앙대학교, 서강대학교, 국민대학교 등에서 학교 측이 새터를 주관했다.

중앙대학교 총장 박범훈은 자연대 학생회가 학교가 주관하는 새터를 거부하고 학생회 주관으로 새터를 가자 학생회장을 “끝까지 징계하겠다”고 했다.

최근에는 학교 측이 총학생회 선거에 간섭하는 일도 있다. 서강대학교 당국이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논란을 빌미로 총학생회를 ‘불인정’했다. 그 뒤 학교는 등록금 인상뿐 아니라 학생들의 휴게공간이던 음악 감상실 폐지, 제2 캠퍼스 추진 등 일방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세종대학교도 학생회 선거에 간섭했다. 세종대학교 당국은 서강대 사례를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학교는 총학생회 후보가 학점 C+이상, 4학기에서 6학기 이내 등록, 학사경고·징계·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공고했다.

게다가 ‘품행이 방정하고 사상이 건전’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어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학교는 “학칙을 어겨 총학생회 선거가 진행될 경우 총학생회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협박했다.

우승일(세종대학교 기계과) 씨는 “대통령도 전과 14범인데 형사처벌 받으면 학생회 입후보를 못하다니 말이 되나요?” 하고 반문했다.

우승일 씨는 부패 문제로 쫓겨났던 “구재단이 복귀하면서 학생들을 기선 제압하고, 억압하려고 하는 것이 이유입니다” 하고 탄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학내 표현의 자유 탄압도 여러 학교에서 벌어진다.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최근 3천 명이 넘는 학생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온라인 게시판에 쓴 글 때문에 학교 교직원한테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학생이 1백명 당 3명 꼴이었다. 강보람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감시가 “오다가다 한 번 벌어진 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있어” 온 것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운동과 거대한 노동자 투쟁의 성과물이었던 대학 내 학생들의 권리를 공격하고 있다. 대학이 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비민주적으로 운영하면서 탄압은 더 많아지고 있다.

올해 2월 ‘대학 내 비민주 학생탄압 사례 증언대회’에서는 25개 대학의 탄압 사례가 소개됐다.

학생 사찰 문제가 크게 불거진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가 이번에 학생 자치권 탄압이 팽배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자고 호소하고 있다.

‘블랙 데이’

3월 25일을 “숙명여대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학생들이 모두 검은 옷을 입는 ‘블랙 데이’로 정했다. 구시대적 학칙을 개정하려고 3월 29일~4월 1일에 총투표도 한다. 중앙대학교 등에서도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탄압받는 학생들 사이의 연대도 건설되고 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이 대학민주화대책위를 꾸려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3월 25일에는 공동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한 한대련 활동가는 이후 “학생회, 학생단체,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권영길 의원실, 인권단체 등이 참여하는 대책위를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을 감시·탄압하는 학교에 맞서 저항과 연대를 함께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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