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금호타이어 사측 농성중인 노동자들 폭행, 해고 비관 조합원 자살 기도:
금해투는 즉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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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동자가 〈레프트21〉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였다.
“관리자들 1백50여 명이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천막을 철거했습니다. 사람들이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이 소식을 곳곳에 알려주세요."
또 다른 노동자도 기자에게 긴급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노무과에서 해고자 조합에서 철수 요구. 천막도 철거 요망. 경찰 투입하겠다! 조합 간부 한 명도 없음. 전파 요망!”
금호타이어정리해고철폐투쟁위원회(이하 금해투)는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4월 9일, 고광석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며 조합 사무실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사측이 경찰 투입을 협박하며 천막 철거를 요구했지만, 금해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노동자 1천2백여 명을 해고한 냉혹한 사측과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고광석 집행부에게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10일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광주 공장 3부 2과의 김옥상 씨가 신세를 비관해 유기용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하는 비극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내 나이 40세가 다 돼서 ‘해고는 살인이다’는 말이 실감납니다”고 말했던 금호타이어 노동자의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사측과 이에 양보와 타협으로 일관한 고광석 집행부다.
사측은 오늘(4월 11일)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노동자 30여 명이 농성하고 있던 노조 사무실과 천막 농성장을 관리자들이 급습했다. 이들은 폭력을 행사하며 농성장을 철거했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 4명이 부상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당시 현장에 있던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오후에 사측이 조합 사무실 전기를 끊었습니다. 그러더니 한 1백50명에서 2백여 명의 관리자들이 몰려 들어 천막을 철거하대요. 장갑까지 끼고 아예 준비를 해 왔더라구요.
“나도 바닥에 누워 있다가 끌려 나왔습니다. 4명이 입원을 했는데, 그중 한 명은 허리를 다쳤고, 또 한 명은 움직이질 못하고 있습니다.”
때
상황이 이런데도 노조 집행부는 사측의 폭력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아수라장 속에서 신음하는 그때, 노조 간부들은 현장에 없었다. 한 조합원은 “인근 유원지에 노조 간부들이 모여 있더라”라는 얘기를 전하며 분개했다.
고광석 집행부는 더는 조합원들의 지도부가 아니다. 한 노동자는 지난호 〈레프트21〉 기사를 보더니 “누가 지도부인가? 그냥 노조 집행부일 뿐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조합원의 심정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
그런데도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조합원들의 잠정 합의안 부결에 대해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자들] 스스로가 [노조의 양보라는] 해결 방안을 부정하면서 사태를 오리무중으로 만들어 버렸다.”
노동자들한테 “노예 계약서”를 받아들이라는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은 도대체 누구 편인가.
이런 상황에서 금속노조 지도부가 금호타이어노조 집행부의 굴욕적 양보 교섭에 아무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은 아쉽다.
무엇보다 금해투 지도부의 구실이 주요하다. 해고자들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금해투가 농성을 시작했지만, 고광석 집행부는 묵묵부답이다.
따라서 금해투 지도부는 즉시 비상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항의 집회를 조직해야 한다. 투쟁하려는 조합원들을 결집해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그럴 때 노동자들에게 대안과 희망을 제공할 수 있다. 또다시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