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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철도 노동자들과 대화하며 느낀 점

4월 15일 서울역에서 단협 해지와 구조조정에 맞서 파업을 준비하는 철도노조의 홍보전이 있었다. 나는 다함께 회원들과 함께 이 홍보전에 참가했다.

나는 〈레프트21〉을 판매하는 쪽에 남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대화를 걸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말을 건다고 해도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 일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었다.

우리는 모여 앉아 있는 노동자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몇 가지 질문을 하며 대화를 걸었다.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지,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등 주로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현장의 분위기에 관한 것들이었다.

대화를 하던 노동자는 이번에 파업에 들어가면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요새 대학생들은 자신도 언젠가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대학생들은 노동자 투쟁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가만히 대화를 듣고만 있던 나는 대학생들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고, 대학생이 바로 여기 와 있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지난해 철도 노동자들 파업 때 아버지가 철도 노동자라고 밝힌 한 학생이 우리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업을 지지해 달라는 글을 올리자 많은 지지 댓글이 달린 바 있다. 이런 사례도 전하고 싶었다.

부담감 때문에 머뭇거리던 나는 영영 기회를 놓쳐 버릴까 싶어 결국 말을 꺼냈다.

물론 내 말 몇 마디에 당장 그분의 생각이 바뀐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생각이 바뀐 것은 나였다. 투쟁에 나선 사람들은 자신의 투쟁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지에 따라 자신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뜻 깊은 경험이었지만 그렇다고 아직 노동자들과 대화하는 것에 부담감을 떨쳐 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대를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것이 좋은 출발점일 것 같다. 경험이 있는 동지들의 많은 조언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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