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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빌미로 이주자 공격을 시작하다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빌미로 정부가 국내 이주민 공격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경찰청은 5월 2일부터 50일 간 외국인 범죄 집중 단속을 시작했고, 이 계획의 일부로서 서울 경찰청은 2주간 외국인 밀집 지역인 영등포, 구로, 금천 지역에서 경찰 기동대를 포함하는 모든 경찰 인력을 동원해 ‘특별 단속’을 시작했다.

이명박식 글로벌 선진화 5월 2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12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이주노동자 대회에 참석한 한 이주노동자가 이명박 정부의 인종주의적 공격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이 기간에 경찰은 이 지역에서 “매일 주간 수색과 주·야간 검문 검색”을 벌인다.

이 지역들에서 거의 ‘계엄령’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연출할 작정이다.

법무부도 ‘G20 정상회의 안전 개최’를 위해 6월 1일부터 3개월 동안 미등록 이주민 집중 단속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적발된 이주민들에게 그동안 사문화된 위반 벌금도 부과하겠다고 한다.

법무부는 자발적으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는 5년간 입국 규제를 유예해 주고 고용허가제 입국 조건인 한국어 시험 응시 자격을 주겠다며 이것이 ‘출국 지원 정책’이라고 포장한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고용허가제 쿼터가 대폭 축소되고 입국 규제가 강화됐고 본국에 대기자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귀국 후 재입국은 매우 어렵다.

한국 정부가 이들에게 재입국 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는 이상 이 약속을 믿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탈레반

이 방침은 모든 외국인을 잠재적 범주자로 간주하는 것이다. 9·11 테러 직후 미국과 유럽에서 기승을 부린 인종차별 정책과 꼭 닮았다.

이주노조 활동가 미셸 씨는 “경찰의 주된 타깃은 아시아인, 무슬림, 흑인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미국은 2002년 9월에 시작된 “특별 등록” 프로그램을 통해 24개 주요 무슬림 국가들과 북한에서 온 남성 이민자 8만 8천 명의 지문과 사진을 채증했고, 이들을 신문했다.

적어도 5천 명의 이민자들이 반테러 수사와 연계됐다는 구실로 구금됐지만 이들 대부분이 사소한 이민법 위반자들이었고 이 사람들 중 테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전혀 없었다.

영국에서는 반테러법 제정 이후 아시아인들이 검문과 수색을 당하는 일이 3백 퍼센트나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파키스탄 출신 이슬람 성직자와 이주노동자를 탈레반으로 둔갑시키려 했다.

지금 이 공격은 이명박 정부가 G20을 빌미로 한 전형적인 마녀사냥이다. 더 나아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을 고무한다는 위험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주자 공격이 그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사회 전체를 준 ‘계엄’ 상태로 만들려는 ‘경호특별법’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명박 정부는 G20을 기회로 삼아 표현의 자유와 저항을 억누르려 한다.

이런 속보이는 정부의 꼼수에 이주자들을 희생양으로 내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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