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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쳐져 있는 부의 분단선

기성 정치인들은 선거 기간에 한국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주식 부자들이 언론에 소개됐다. 이건희는 상장사 지분 가치로만 자그마치 8조 8천3백67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가 가진 삼성생명 주식 공모가로만 4조 5천6백71억 원을 벌어 들였다.

이제 부자들 재산이 ‘억’ 소리 나게 느는 게 아니라 우리 가계부 계산기로는 한 번도 두들겨 보지 못한 ‘조’ 단위로 늘고 있다.

이건희만 재산이 는 게 아니다.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에도 5백대 상장사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급성장했다. 세계경제 위기 이전 3년치 평균보다 17.8퍼센트 증가했고, 10대 그룹이 재투자하지 않고 쌓아 놓은 사내유보율(사내유보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것)이 무려 지난해 1천 퍼센트를 넘어섰다.

태어나자마자 수십억 원대 부자가 된 이들도 여럿이다. 1억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만 12세 미만 아이들이 79명이다. 이 중 10억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아이들이 10명이 넘는다. 진정한 ‘부자의 탄생’이다.

그 사이 한 사회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 주는 지니계수는 상승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인 이상 도시가구 지니계수를 조사하기 시작한 1980년대 초반보다 소득불평등도가 악화했다.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현금성 자산 10퍼센트만 재투자해도 신규 일자리 2만 7천8백20개를 늘릴 수 있다.

분배 문제의 핵심은 나눠 먹을 파이가 작은 게 아니라 파이를 키워 놨더니 나눠 먹을 생각이 없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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