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연세대에 이랜드 그룹 회장 박성수가 경영학과 ‘인적자원관리’ 수업의 일환으로 특별강연을 한다는 배너가 걸렸다.
2007년 이랜드는 ‘홈에버’를 운영하며 비정규직 해고에 가장 앞장섰다. 노조의 ‘노’자도 몰랐던 ‘아줌마’들로 구성된 홈에버 노조는 매장을 점거하는 단호함을 보여 줬다.
이들의 점거파업 덕분에 “하나님의 은총”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박성수의 위선이 폭로됐다. 화장실 갈 시간까지 통제해서 노동자 다수가 방광염에 시달리고, 중간 관리자를 통해 노동자들의 립스틱 색깔까지 간섭하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따라서 이런 작자가 “인적자원관리”에 대해 강의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강연일인 노동절 바로 다음날 열다섯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였다. 우리들은 “2007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의 피눈물을 기억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강의실 입구에 서 있었다. 나는 이랜드 파업 당시 다함께가 발행한 〈맞불〉 기사 수십 부를 복사해 강의실에 들어가는 학생들에게 나눠 줬다.
2008년 이후 입학한 학생들은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를 처음 들었는지 우리의 캠페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박성수는 학생들이 “악덕자본 이랜드를 규탄한다”고 외치는 구호를 들으면서 강의실로 도망치듯 들어가야만 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도 박성수 강연을 추진한다고 한다. 다른 캠퍼스에서도 박성수의 ‘똥 씹은 표정’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