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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게는 국민 건강보다 미국산 쇠고기가 더 중요한가?:
〈조선일보〉는 촛불시위 및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왜곡 보도를 중단하라

 최근 촛불항쟁 2주년을 맞아 조중동 등 보수 언론과 이명박, 한나라당이 나서 촛불시위의 의미와 사실 관계까지 왜곡하며 깎아 내리는 데 기를 쓰고 매달리고 있다. 촛불항쟁 당시 정부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해 많은 지지를 받았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자문위원회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해 전문을 싣는다.

〈조선일보〉는 5월 10일 “‘광우병 촛불’ 그 후 2년”이라는 기획기사를 통하여 촛불시위를 폄훼하고 왜곡했다. 그러나 촛불시위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일본, 대만, 중국, 호주 등 주변국들이 여전히 엄격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만일 〈조선일보〉가 주장하는 대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면 이러한 전세계적이고 집단적인 미국산 쇠고기 거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호주는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여전히 2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을 수입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2004년 5월 미국과 FTA협상을 체결하면서 국제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부속서를 작성했고 올 3월에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입장을 번복, 향후 2년간 추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로 하였다.

더욱이 대만 정부는 지난해 한국과 비슷한 조건으로 30개월 이상 모든 부위의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대만의 야당과 시민단체가 반대 시위를 벌여 결국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을 수입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또한 대만의 의회인 입법원은 2010년 1월 5일 식품법 개정을 통해 미국 소의 내장, 간 쇠고기(분쇄육), 뇌, 척수, 눈, 머리뼈 등 6개 위험 부위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뿐만 아니라 대만 정부는 미국산 소의 혀, 횡격막, 고환 등이 위험 부위라는 논란이 일어나자 이들 부위의 수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과의 정부간 외교협정을 의회가 개입하여 협정 내용을 변경하여 위생검역조건을 엄격하게 지킨 것이다.

촛불시위 당시 한국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포함한 여야는 합의를 통해 주변국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이 현행 한국의 조건보다 엄격하게 협상될 경우 한국의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을 통해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주변국, 즉 일본, 중국, 대만, 호주 등 주변국들의 협상 결과가 한국의 협상 조건보다 엄격하므로 정부는 당장 미국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보도해야 할 것은 바로 다른 나라들이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엄격한 수입조건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국민건강에 대한 걱정보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인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만을 근거없이 강조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번 광우병 관련 보도는 왜곡된 내용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조선일보〉가 괴담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MM형 유전자의 인간광우병 취약성은 과학적 사실이다. MM형 유전자와 인간광우병의 상관관계는 국제학계의 상식이다.

대만의 과학자 킹클림(金克寧)은 〈타이페이타임즈〉에 “대만 국민들 중 98%가 프리온 단백질 129번 코돈이 MM형이기 때문에, 대만 국민들이 유럽인이나 미국인들보다 더 광우병에 민감하여,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내용을 기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대만 국민들은 내장까지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병원성 프리온에 노출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민족이다”는 주장을 밝혔으나 대만 언론과 대만 검찰이 이러한 주장에 대해 괴담이라고 공격하거나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비난하며 수사를 하거나 기소를 한 바 없다.

“조중동 닥쳐!”

또한 〈조선일보〉가 괴담이라고 왜곡보도하고 있는 ‘후추알 한 알 크기인 0.001g만으로도 인간광우병에 전염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도 유럽과학전문가위원회의 의견에 기반한 과학적 주장이다. 유럽과학전문가위원회는 “광우병 원인물질의 인간에 대한 경구 노출 : 감염량 및 종간장벽”이라는 의견서를 통해 과학적 데이터가 상충되고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종간장벽을 1로 간주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드시 포함시켜 예방대책을 세울 것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소에게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최소노출량인 0.001g을 인간에게 적용시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괴담이 아니라 검역에서의 가중 중요한 원칙인 과학적 사전예방대책의 기본이다.

〈조선일보〉의 왜곡보도와 달리 미국인의 햄버거·피자 또한 결코 안전한 것이 아니다. 분쇄육, 햄버거, 패티, 선진회수육(AMR)은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병원성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 사고의 원인으로 악명이 높다. 현재 인간광우병 희생자 중 상당수는 광우병 위험물질이 혼입된 분쇄육, 햄버거, 패티, 선진회수육을 통해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지난 2009년 10월에도 미국 동부의 뉴햄프셔와 뉴욕에서 병원성 대장균 O157에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을 먹고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입원하고, 28명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러한 O157 식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인이 햄버거와 피자를 먹을 때는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이번 〈조선일보〉의 왜곡보도는 비판적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처음부터 끝까지 왜곡·과장하였다. 〈조선일보〉는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없는 내용을 만들거나 맥락과 다르게 적당히 부분발췌하고 짜깁기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편집해 보도하였다.

이번 〈조선일보〉 기사는 왜 2008년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왜 “조중동 취재는 하냐? 제대로 못쓸 바엔 차라리 베껴라”는 피켓을 들고, “조중동 쓰레기! 조중동 닥쳐!”라는 구호를 외쳤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명확한 증거다.

시민단체와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거부하는 이유는 이번 기사처럼 없는 내용을 만들거나 상황과 전후맥락 없이 인터뷰 내용을 짜깁기하는 〈조선일보〉의 오래된 못된 버릇 때문이다.

우리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2주년을 폄훼·왜곡하는 〈조선일보〉에 대해 묻는다. 시민들이 촛불시위를 통해 〈조선일보〉에 대해 언론으로 본연의 자세를 지키라고 요구하였다고 〈조선일보〉가 해야할 일이 촛불시위에 대한 왜곡과 폄훼라는 말인가?

〈조선일보〉는 자신이 왜 시민들에 의해 언론이 아니라 찌라시라고 불리웠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조선일보〉가 촛불시위 2주년 기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은 반성은커녕 왜곡을 통해 진실을 덮으려는 언론 이하의 행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가 약속한대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조건을 주변국의 수준대로 강화시키는 재협상이다. 2년 전에도 그러했고 지금에도 여전히 국제상식인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와 〈조선일보〉만이 외면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재협상에 나서야 하며 〈조선일보〉는 왜곡보도를 중단해야 한다.

2010년 5월 11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자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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