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같이 받아 적는" 〈조선일보〉가 촛불을 폄훼·왜곡 보도하고, 급기야 이명박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인터넷에 “그동안 촛불을 잊고 살았던 걸 반성하겠다”는 글이 릴레이로 올라오고 12일에는 이명박과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12일 오전 11시쯤 김진욱(28) 씨가 "급반성! 그동안 촛불소녀도 유모차도 예비군도 잊고 살았는데, 다시 기억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2일 반드시 투표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서울광장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날 저녁 7시 청계광장에도 ‘반성의 촛불’이 등장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정작 촛불시위 당시에 두 번씩이나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던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반성을 하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여전히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과 진심 어린 소통을 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나는 반성을 한다. … 저런 정부 대통령과 같은 시대를 사는 것에 대해 반성한다”며 촛불을 들었다.
잠시 후 박 사무처장의 옆에는 교복을 입은 한 고등학생이 나타났다. 고등학교 2학년인 장주성 군은 꺼지지 않는 휴대폰 촛불을 들고서 “[2년 전 촛불시위가] 광우병 걱정만으로 나온 촛불이 아니라는 것을 이명박이 알아야 한다”며 말했다.
이 학생의 팻말에는 “수시로 국민을 모독하는 MB, 반성할 것은 국민이 아니라 바로 당신!” 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또 한 시민이 촛불을 들고 나타나 이 날의 "반성의 촛불"은 세 개가 켜졌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관심을 보이며 촛불 시위를 응원했다.
세 개의 촛불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청계광장 주위에 모이기 시작하자 서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여러분은 지금 미신고 옥외집회를 하고 있다"는 경고방송을 하며 “불법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다.
한 시민은 “세 사람 모여 있는데 이게 왜 불법 집회냐”며 의아해했고, 안진걸 참여연대 정책기획팀장은 헌법재판소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의 야간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을 예로 들며 경찰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박 사무처장은 “촛불 당시에 국민들의 행동에 반성을 하고 교훈을 얻었다고 했지만 최근 정부와 대통령의 모습은 바뀐 게 없다. 국민의 힘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 뜻을 같이하는 많은 촛불 시민들이 오늘의 자리를 이어가자”며 ‘반성의 촛불’ 시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