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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긴축”에 맞서 싸울 채비를 하는 스페인 노동자들

유럽의 계급 전쟁에 스페인 노동자들이 곧 합류할 듯하다. 스페인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6월 8일 긴축 정책에 맞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스페인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집단 중 하나다. 지난 몇 년 사이 1백5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자가 다섯 명 중 한 명 꼴이다.

경제 위기에 대한 스페인 사회당 정부의 초기 대응은 다른 나라 정부들과 달랐다. 사파테로 총리는 “절대 노동자들이 경제 위기의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공공근로 사업을 벌여 실직 상태에 있던 건설 노동자 50만 명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페인 사회당은 노동자들에 맞서 고용주들을 편든 오랜 전력이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집권당이었을 때도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오늘날 스페인의 청년 노동자들은 다섯 명 중 네 명이 기간제 노동자로서 평생 불안정한 삶을 살아야 한다.

사파테로는 전임 우파 정부에 맞선 대대적 시위 덕분에 집권했다. 그래서인지 최근까지는 노동계급과 정면 대결을 피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스페인은 주요 경제 가운데 마지막으로 침체에서 빠져나왔고, 높은 실업률 탓에 국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 투기꾼들은 그리스, 포르투갈과 더불어 스페인의 국가 부도 가능성에도 돈을 걸어 왔다. 그들은 스페인 기업주들과 한목소리로 무자비한 긴축과 퇴직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은행가 한 명은 지금 상황을 “전쟁”에 비유했다. 선출되지 않은 이 자들이, 그것도 경제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들이 정부더러 평범한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

오바마도 사파테로에게 전화를 걸어 “단호한 행동”을 주문하면서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오바마와 통화하고 한 시간 뒤에 사파테로는 수십억 유로에 이르는 긴축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공공부문 임금을 5퍼센트 삭감하고 연금과 장애인 급여를 축소하는 조처도 포함된다. 사파테로 정부는 이미 빈곤층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는 부가세 인상을 단행했다.

반대로 부자들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있다. 경제 위기인데도 2009년 최고경영자들의 보수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 상황은 조직 노동자들의 힘 있는 대응을 요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주요 노총들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노조 연맹 지도자들은 사파테로를 동맹으로 취급해 왔다. 우파는 사파테로보다 더할 것이라면서 말이다. 실질적인 파업을 벌인 곳은 지역 단위 노조들뿐이었다.

그러나 긴축안이 발표되자 노조 연맹 지도자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노조 지도자들은 6월에 공공부문이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비록 파업 개시일이 당초 일정보다 6일 늦춰지기는 했지만).

좌파연합을 비롯한 일부 세력은 이번 파업을 총파업으로 확대하고자 압력을 넣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노동자들이 긴축을 막아내려면 총파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노조 지도자들은 여전히 퇴직금 축소 문제를 두고 고용주들과 협상하고 있다. 노조 지도자들이 일관되게 싸울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든 이유다.

스페인 사람들의 3분의 2는 사파테로의 긴축안을 반대한다. 그래서 사파테로의 인기도 추락했다. 설문조사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들”을 “이 나라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꼽는다. 스페인 민중과 지배자들 사이에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간극이 더 큰 투쟁을 촉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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