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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와 방위산업체의 이해관계

나로호 발사는 많은 나라들이 우주산업에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된 측면이 강하다.

실제 2007년 2천5백10억 달러(약 3백 조) 규모이던 우주산업 시장규모가 올해 5천억 달러(6백조)로 커졌다.

나로호 프로젝트는 우주센터 건립과 발사체 개발에 1백60여 개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8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 거대 프로젝트였다.

나로호는 대기업의 방위산업체가 만든 첨단 무기산업의 집합체였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대중공업의 발사대 (발사체 기립장치), 두산 DST의 관성항법유도장치, 한화의 고체연료와 추진체, 삼성 테크원의 추진체 터보 펌프 등 국내 대기업이 이끄는 방위산업체가 참여했다.

이처럼 나로호는 2000년대에 들어서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방위산업체 성장과 밀접하게 관계있다.

이명박은 취임 직후 용인 3군 사령부를 방문해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방도 경제고 이제 돈 쓰는 국방에서 돈 버는 국방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돈 버는 국방

남한의 방위산업체 성장은 국가자본주의의 성장의 토대를 다졌던 1970년대에 시작됐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면서 아시아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적, 정치적인 대외정책을 전면 수정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1969년 7월에 발표한 닉슨의 ‘괌’ 선언은 앞으로 베트남 전쟁 같은 군사적 개입은 피하고 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협력하여 대처하라는 이른바 ‘자주 국방’의 논리를 제공했다.

이러한 대외정책의 변화는 경제 성장에 걸맞는 군사력의 위상을 높일 필요를 느낀 지배자들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켰다. 그리고 북한과의 긴장을 빌미로 국방비 지출을 매년 늘렸다.

1970년 당시 겨우 소총과 화포 정도만 생산했던 방위산업체가 현재 세계 17위 규모의 방위산업수출업계로 거듭났다.

한국의 군사비 지출은 지난해 2백10억 달러(약 25조 원)로 세계 8위였다. 방위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도 6억 6백만 달러(약 7천4백억 원)로 국방비의 4.7퍼센트에 해당한다. 이명박은 방위산업체 시장규모를 2015년까지 세계 8위권 안으로 진입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로호 발사는 우주를 향해 쏘는 ‘희망의 우주선’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필요와 요구를 희생시키면서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제국주의 질서에서 아류 제국주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꾸준히 군사력을 증강해 온 지배자들의 야심이 녹아 들어간 결과물이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데 쓰이는 군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더 나아가 군사적 적대관계를 통해 세계 제국주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강대국들의 시도가 좌절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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