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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공격받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한국군:
진짜 큰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철수하라

6월 30일(현지 시간) 저녁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 차리카르시에 있는 한국군 ‘오쉬노’ 부대 기지 건설 현장이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저항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사정거리 7백 미터를 넘지 않는 로켓 추진형 수류탄(RPG) 두 발이 건설 현장을 향해 발사됐다.

이날은 ‘오쉬노’ 부대가 공식 일정을 시작하기 전날이었다. 또한 파르완주 지역재건사업의 권한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양되는 날이었다.

“다시는 파병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재파병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저항 세력이 “환영 인사”(카불 국제안보지원군 본부 캐빈 벨 중사)를 한 것이다.

한국군이 무장저항 세력의 표적이 됐는데도 정부는 ‘진상 조사 중’이라며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다.

표적

파르완주가 가장 안전한 지역이자 최상의 파병 지역이라던 외통부장관 유명환도, 탈레반의 위협 때문에 파병을 안 할 수는 없다던 한나라당도 침묵하고 있다.

왜 ‘오쉬노’ 부대가 무장저항 세력의 표적이 됐는가? 캐빈 벨 중사는 〈시사IN〉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한국군이 과거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다가 인질 사건과 함께 철군한 일”뿐 아니라 재파병됐다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또, 바그람 미군 기지가 있어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과 달리 그는 “파르완주 안에 바그람 기지가 있기 때문에 탈레반의 공격 목표가 된다. 바그람 주변에서 전투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오쉬노’ 부대장 이정기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 점을 인정했다. “파르완주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절대 안전 지역은 아니다.

“지난번 바그람 기지에 대한 복합적 공격[5월 탈레반이 바그람 기지 진입을 시도하면서 7시간 동안 벌인 치열한 교전을 말한다]이 말해주듯 이곳 또한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사실, 전쟁터에서 안전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지옥에서 안전 정도를 논하는 꼴이다.

우리는 이 전쟁에 정당성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7월 초에는 외국군뿐 아니라 민간 재건 사업을 벌이던 국제 NG0 활동가가 살해됐다. 이미 이 전쟁은 군복의 색깔도, 군인이냐 민간인이냐도 중요하지 않게 됐다. 이 전쟁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세력은 누구든 무장저항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미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베트남 전쟁 기간을 갱신하며 미군이 벌인 전쟁 중 가장 긴 전쟁이 됐다.

9년째 접어든 이 전쟁을 도대체 왜 아직도 지속하는가. 점령군은 재건·민주주의·인권·평화·정의를 내세우지만 어느 것 하나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G20 의장국이니 이 전쟁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파병이 재건과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파병 비용 1천억 원 중 단 10퍼센트만이 재건 사업에 쓰인다.

이명박은 지난해 라디오 연설(29차)에서 “우리는 세계 각국에 우리의 상품을 팔아 살아가는 나라다. 우리가 국제적 의무를 다할 때 우리의 국가 브랜드도 더욱 올라간다고 믿는다”고 파병 이유를 솔직하게 드러낸 적이 있다.

그러나 “국가 브랜드”를 올리려고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학살해야 하는가.

지난해 예멘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테러 표적이 된 것만 보더라도 오히려 파병은 군인들뿐 아니라 파병 국가의 국민들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패권 전쟁에 파병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려는 이명박 정부의 파병 정책에 반대해 이 전쟁을 중단시키기를 염원하는 전 세계 모든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리고 진짜 큰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 당장 ‘오쉬노’ 부대를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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