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업장에서 〈레프트21〉을 판매하며 동료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얻은 ‘토론의 기술’을 공유하고 싶다. 우선, 신문 판매만이 아니라 판매하면서 정치적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술을 제시하려면 정치적 대화를 통한 정서 파악이 중요하다. 나는 동료 조합원에게 “민주노총이 무기한 총파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당시 그 조합원의 반응은 그냥 “좋은 이야기네”였다. 당시 내 주장이 상황에 맞지 않아 별로 설득력이 없었던 것이다.
또, 최근 쟁점이 되는 사회 이슈를 토론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이슈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대화를 시작할 때 소재로 활용하기 쉽다. 이런 대화에서 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여성, 이주, 문화, 정치, 육아 등 일상적인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도 그 주제에 맞는 폭로와 대안을 말할 수 있다.
상대방이 던진 물음의 요점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독자가 “〈레프트21〉을 팔면 잡혀 가냐?”고 물었을 때 “이명박 정권의 언론 탄압이다” 라거나 “이명박 정권의 취약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답하는 회원이 있었는데, 질문의 요점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레프트21〉은 합법 신문이고 집회 신고를 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에 이야기를 심화시키면 된다.
토론이 격해지면 감정이 실리거나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아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협력적으로 운동을 건설하려고 토론하는 것이지 승패를 가리려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다. 종파적 주장은 설득적이지 않고 오히려 활동에 장애로 작용할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렵고 현학적으로 말하지 말고 상대방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나름의 견해가 있고 살아 온 경험이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과 대화하든지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야 설득할 수 있다.
많이 들어야 상대방의 주장을 잘 알 수 있다. 그래야 지지하는 것과 지지하지 않는 것을 구분해 효과적으로 토론할 수 있다.
신문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은 더 넓게 운동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지자를 늘리고 자신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