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원·하청 노동자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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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현재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이 2천5백 명을 넘어섰다. 한 달 만에 세 배가 된 것이다. 9월 4일에는 신규 조합원 등 5백여 명이 울산공장에 모여 류기혁 열사 추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를 비롯한 19개 단체는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울산대책위’(울산대책위)를 구성해 활동에 나섰다.
현대차 사측은 ‘특별대책팀’을 구성해 탄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협력업체 관리자들에게 노조 탈퇴 할당 몫까지 줬다. 협력업체 관리자들은 신규조합원 개별 면담, 가정 방문, 가족·친인척을 통한 압박 등을 통해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
급기야 전주공장에서는 협력업체 대명기업의 관리자가 비정규지회 대의원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가격하고 식칼을 휘두르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조봉환 전주공장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은 “원래 대명기업에는 조합원이 한 명뿐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11명으로 늘어났어요. 위기 의식을 느낀 사측이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계획한 것 같습니다” 하고 말했다.
“명백한 노조 탄압입니다. 폭행이 발생한 시점이 조직화 물결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기에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려고 한 것 같습니다.” 강만석 전주공장 정규직 노조 부의장의 말이다.
현대차 사측은 ‘투싼’ 단종에 따른 울산 2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고용보장 합의도 파기했다. 불붙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탄압에도 비정규직 지회 탈퇴자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규탄
전주공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폭행 다음 날 즉각 규탄 집회를 열었다. 4백50명이 모인 집회에 비정규직이 4백 명이나 참가했다. 전주공장에서는 올 3월 버스부 비정규직 18명의 해고에 맞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조봉환 사무국장은 “[버스부 비정규직] 18명 투쟁부터 연대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집회 참석률도 높고 조직화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오늘도[6일] 식당에서 중식 홍보전을 했는데 1백 명이나 참가했죠” 하고 말했다.
강만석 부의장도 “판결 직후 유인물을 통해 환영 입장을 냈고 비정규직 지회와 함께 협력업체별 간담회를 통해 공동으로 조직했습니다” 하고 말했다.
이런 원하청 단결 투쟁이 다른 공장으로 확산돼야 한다. 그래서 ‘모든 사내하청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는 노동부의 직무유기를 비판하지만 비정규직 조직화나 탄압 방어 활동에 소극적이다.
오히려 울산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을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개최하는 것을 막는 등 우려스런 행보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3지회(울산·전주·아산)의 추석 전 특별교섭 요구 계획도 반대했다. 사측에 대한 특별교섭 요구를 늦춰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경훈 지도부는 금속노조와 3지회의 교섭 요구에 함께해야 한다. 투쟁 일정을 계속 미룬다면 시간을 끌며 김을 빼려는 사측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
5년 전, 정규직 노조 지도부의 연대 회피 속에 류기혁 열사 투쟁이 패배했던 뼈아픈 오류가 반복돼선 안 된다.
‘현장조직’들과 활동가들의 구실도 중요하다. 정규직 노조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올바른 입장이 실천으로 진지하게 이어져야 한다.
10월 6일 대의원 선거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공장별 원하청 연대회의를 실질적으로 가동해야 하고 대의원 선거도 타임오프제, 주간연속2교대 요구와 함께 비정규직 연대 투쟁의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