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자 전남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 인터뷰:
“순식간에 2천5백 명이 가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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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 있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가 진보교육감 등장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이 그 진원지가 되고 있다.
전남지역 학교비정규직노조 박금자 위원장은 “조합 가입대상자 6천1백41명 중 현재 2천5백여 명이 가입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조직화가 가능했나요?
7월 진보교육감 취임 이후 자신감을 얻어 저를 포함해 세 명이 8월 방학 기간 내내 전남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습니다. 보통 아침 8시부터 움직여서 집에 오면 밤 12시였는데 홍보물도 없이 무작정 찾아다녔습니다. ‘진보교육감이 앞으로 처우개선을 할 것이다. 우리도 노조를 만들어 단체교섭도 하고 뭉쳐야 하지 않겠냐!’ 이 말을 수없이 반복하며 설득했습니다. 조직화 과정에서 각 시군구에 있는 조리사 대표들의 구실도 컸습니다. 이분들은 그동안 억울함이 많이 쌓인 상태라 노조 조직화에 적극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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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장만채 교육감의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안’ 발표(9월 6일) 이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도 가입할 정도입니다. 이게 전국으로 확대돼서 전국 15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중 적어도 10만 명이 조직돼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 나섰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전교조와 연대가 중요할 텐데요.
학교비정규직은 조리, 교무, 전산, 실험 보조원 등 다양한 형태이며 한 학교에 3~13명이 있습니다. 전남지역에는 학교들이 22곳의 시군구와 수많은 섬들에 흩어져 있어 일일이 찾아다니기는 힘든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교조 각 지역 지회장님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부탁하고 선생님들 모임에 찾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전교조 선생님들이 분회모임을 통해 홍보물과 가입원서를 배포하는 등 열의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대의원대회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연대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결의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전체 학교비정규직 중 무기 계약직이 절반이 넘는데 사실 말만 ‘무기’지 언제든지 해고를 당하게 돼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고용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한 만큼 평등하게 대우받는 정규직화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에 없던 진보교육감이 있고 노조로 뭉쳐야만 한다는 의식이 성장했습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살려 경기, 서울 등으로 조직화를 확산시켜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정리 이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