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산대학교 불어교육과 학생입니다.
조익진 씨가 ‘2009 개정 교육과정 중단 촉구 전국교육주체결의대회’(이하 ‘결의대회’)가 교대의 권익과 관련 없으므로 참가하지 않겠다는 서울교육대학교(이하 서울교대) 중앙운영위원회의 입장에 대해 비판하는 독자편지(☞서울교대 중운위의 결정 유감)가 〈레프트21〉 웹사이트에 실린 것을 봤습니다.
조익진 씨는 교사를 더 뽑으라고 요구하는 집회가 임용 경쟁률 격화로 고통받는 교대의 권익과 관련이 있다며 서울교대 역시 “교대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집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썼습니다.
‘결의대회’가 교대의 권익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에 대해 ‘권익과 관련이 있다’는 논리로 반박하는 것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익을 따지는 사람 또는 집단에게 ‘이 일은 권익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는 처방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권익과의 관련 유무’만이 이 집회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처럼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우리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결의대회’의 본질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리자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크게 내세우는 변화 중 ‘교과(군)별 20퍼센트 범위 내에서 증감 운영’이 있는데, 이는 학교별 특색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제고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 아래에서는, 교육청의 감독이 있다고 하더라도 학업성취도평가 성적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수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수업이 그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방과후학교도 예체능보다 국영수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또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고등학교에서 이른바 ’주요과목‘이 아닌 과목들의 비중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입시체제를 공고히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초등학교 교육에도 그대로 전해질 것입니다.
물론 조익진 씨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우리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삶이 아니라 이윤을 우선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주장 등에서도 교육 정책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예비 교육자로서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집회 참석 이유로 강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