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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레프트21〉은 기업 광고를 싣지 않는가?

〈레프트21〉의 일부 독자들이 곧잘 던지는 물음이다. 〈레프트21〉의 재정 상태를 우려한 진심 어린 물음인 경우가 많다.

이 독자들도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기업 광고를 거부하는 〈레프트21〉의 원칙에는 박수를 보낸다. 올해 초 광고주 삼성의 압력에 굴복해 이건희 비판 칼럼을 거부한 〈경향신문〉이 구설수에 올랐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독립성 문제에 민감하다.

돈을 모으는 것과 정치적 네트워크 건설을 결합시켜야 한다. ⓒ이윤선

그런 점에서 진보 언론인 〈민중의 소리〉가 대기업 광고를 게재하고 기업 제품홍보 기사들을 싣는 것은 실용적 타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자본에 대한 비판의 칼날이 무뎌질 수 있다.

그렇다면 소위 “착한 기업”, 즉 사회적 기업의 광고를 싣는 건 어떨까?

사회적 기업은 실업·빈곤·환경 파괴 등을 낳는 많은 기업들과 달리, 대체로 자선단체들이 하던 일을 시장경제로 편입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착한 소비’, 자선 등에 호소하는 사회적 기업의 대안은 〈레프트21〉이 추구하는 ‘노동계급의 투쟁’이라는 해결책과 다르다.

사회적 기업은 ‘투쟁으로 정부와 사장들을 강제하기보다는 시장의 효율성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근거해 있다. 이렇게 시장이 낳은 문제들을 시장을 통해 해결하자는 “착한 기업”들은 현실에서 여러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시장주의에 도전하는 〈레프트21〉이 사회적 기업의 광고를 게재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독자들에게 모순된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를 낼 것이다.

네트워크

무엇보다 독자들의 지지금으로 신문을 발행하려는 〈레프트21〉의 원칙은 재정 문제와 정치적 네트워크 건설을 결합시키기 위함이다.

이것은 오늘날 한국에선 낯설지 몰라도, 오래된 국제 노동운동의 전통이다.

러시아에서 볼셰비키는 신문을 후원하는 사람들의 광범한 연결망을 건설했다. 러시아 혁명가 레닌은 정치적 지지를 조직하는 것과 모금을 조직하는 것을 분리시키지 않았다.

“[사회주의 신문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월급날마다 기금이 빠짐없이 정기적으로 걷히는 것에, 그리고 갈수록 많은 노동자들이 기금 정기 납부에 참여하는 것에 달려 있다. … ‘노동자 신문에 1코페이카를’ 내는 습관을 확립하고 널리 퍼뜨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돈과 정치를 분리시키지 않고, 정치적 네트워크와 재정적 네트워크를 결합시켜야 한다.

그래서 〈레프트21〉의 재정을 걱정하는 지지자들에게 신문 한 부를 더 팔고 주변 동료들에게 지지금을 조직해 줄 것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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